‘디지털 컨트롤러로 세계 시장을 제패한다.’
부산 소재 IT기업이 디지털 온·습도 컨트롤러 한 품목으로 세계 26개국에 수출길을 뚫어 화제다.
주인공은 대성이앤지(대표 박성백 www.foxeng.co.kr)로 이 회사는 지난 한 해에만 독일, 브라질, 베트남 등 26개국에 자체 개발한 온·습도 컨트롤러 약 40만달러 어치를 판매했다.
‘디지털 온·습도 컨트롤러’는 대형 냉동·냉장고나 냉동·냉장 탑차, 비닐하우스 등 온·습도 조절이 필요한 곳에 설치, 온·습도를 실시간 체크하고 컨트롤할 수 있는 기기다. 재료의 신선도가 생명인 웰빙시대의 식재료 산업, 그리고 에너지 효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사용처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해외 바이어에게 대성이앤지의 온·습도 컨트롤러는 같은 가격 대비 최상의 기능과 품질로 평가받고 있다. 수입 제품에 대해 까다롭기로 이름난 독일 바이어의 경우 지난 해 “이 가격에 이 정도의 품질이면 굿”이라는 말과 함께 한 번에 수만 달러 물량을 주문했다. 해외 수출 확대에 힘입어 대성이앤지는 지난 해 처음으로 매출 30억원을 돌파했고, 올 해는 수출 50만달러에 매출 45억원을 목표로 세웠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는 그냥 이뤄지지 않았다. 첫 제품이 출시된 98년, 박 사장은 “처가와 아는 지인까지 모조리 찾아다니며 돈을 꿨고, 개당 2만6000원짜리 컨트롤러 하나를 AS하기 위해 서울로 달려가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며 “제품 개발에 나섰을 때부터 IMF가 올 때까지 3년 여 동안이 가장 힘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품질과 AS에 대한 호평이 확산되면서 대성이앤지의 컨트롤러 판매는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99년 2억5000만원의 매출이 2004년 10억원을 넘었고, 2008년에는 23억원을 올렸다. 매년 평균 20%씩 성장한 셈이다.
또 수출은 2002년 브라질과 태국에 3500달러 판매를 시작으로 2005년 10만달러를 넘어섰고, 2008년에는 32만달러까지 높였다. “지금까지 45개국을 돌아다녔다. 목표는 6개 전 대륙에 50개국 수출이 목표”라 말하는 박 사장의 사무실 한켠에는 해외로 나갈 때 항상 갖고 다니는, 자체 제작한 제품 설명용 샘플 보드가 놓여 있다.
박 사장은 “최근 지상파 방송 드라마에서 협찬 요청이 들어오고, 미용실과 찜질방 등 소량이지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주문이 들어온다”며 “앞으로 실시간 감시와 원격 조정이 가능한 제품으로 개발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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