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시스, 39년 만에 한국서 철수

 국내 서버 시장에서 메인프레임 강자로 군림했던 유니시스가 경영 실적 악화를 이유로 한국 진출 39년 만에 지사를 철수한다.

 40년 가까이 막대한 수익을 거두며 한국 IT 인프라 발전과 함께 해온 전통의 글로벌 기업이 단지 수년간의 실적 부진을 이유로 철수하는 것을 놓고 비난 여론이 거세다.

 한국유니시스(대표 강세호)는 올 연말까지 한국법인을 정리하고 국내 비즈니스를 중단한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앞서 강세호 한국유니시스 사장은 지난 23일 늦은 오후 직원들에게 지사 철수 방침을 전했다.

 한국유니시스 측은 “최근 수년간 IT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국내 실적이 악화되자 지사 철수를 결정했다”며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차원에서 지사 구조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유니시스는 지난 1990∼2000년대 금융권 메인프레임 영업에 힘입어 매출 1000억원을 웃돌며 국내 서버 시장의 한 축을 차지했지만 2000년대 초 이후 메인프레임 고객이 급격히 줄면서 성장세가 멈춘 상태다. 이에 따라 한국유니시스는 이미 지난해 초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으며 최근에는 노사 단체 협상과정에서 마찰을 빚기도 했다.

 전격적인 지사 철수 발표에 60여 직원들은 노조를 중심으로 거세게 반발했다. 노조 관계자는 “그간 막대한 수익을 거둬온 글로벌 기업이 단기적으로 불투명한 경영전망만을 이유로 한국 고객에 피해를 주는 결정을 내렸다”고 비난했다.

 한편 한국유니시스는 지사 철수와 관계 없이 고객서비스는 정상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회사는 신규 영업은 중단하되 서비스는 올 연말까지 직접 제공할 예정이다. 지사 철수 이후에는 국내 협력사를 지정해 서비스 지원체계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