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사태, 남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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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철도, 원전 등의 정보기술(IT) 융합 제품에 탑재한 소프트웨어(SW)에 대한 품질 검증 체계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자제어장치 SW 오류로 대규모 리콜 사태를 겪은 도요타 사태가 강 건너 불구경거리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21일 전자신문이 SW테스팅 전문 업체인 슈어소프트테크(대표 배현섭)에 의뢰해 IT융합 제품 제조 기업과 임베디드 SW를 공급하는 회사 138곳의 SW품질 관리 활동을 조사한 결과 검사 프로세스를 갖춘 곳은 불과 11%에 지나지 않았다. SW품질과 관련한 조직을 갖춘 회사도 전체 20%에 그쳤다. 이마저도 SW품질과 관련한 인원은 미미한 수준이다. 대부분 다른 업무를 병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 DM사업부, LG전자, 코스콤, 오토에버시스템, 현대모비스 정도가 자체 SW 품질관리 조직을 갖춰 그나마 관리 업무가 이뤄졌다. 반면에 국내 메이저 자동차 업체 A사를 비롯해 중공업 B사, 전력업체 C사 등 100여개 기업이 SW품질관리 조직이 없다고 응답했다.

 배현섭 슈어소프트테크 사장은 “국내 IT 융합 분야의 SW 품질 수준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며 “도요타와 같은 사태를 예방하려면 소비자와 직결된 SW는 개발과 동시에 검증이 필요하며 SW 품질검증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IT융합 기업에 임베디드 SW를 납품하는 기업 역시 SW 품질 인증을 소홀히 하고 있다.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임베디드SW산업협의회가 최근 각종 기기에 탑재되는 임베디드 SW 수요 및 공급 기업 201곳을 대상으로 SW개발 프로세스 품질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86.6%가 SW 품질 개발 프로세스 인증을 받은 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항공·우주·의료장비 분야의 경우 SW 개발 프로세스 품질 인증 경험이 있지만 최근 도요타 사태로 수면으로 떠오른 자동차 산업의 경우 85.7%가 SW개발 프로세스 품질 인증 경험이 없다. 정보가전기기(97.4%), 산업자동화(88%), 유무선통신(84.7%) 산업 분야의 SW 개발 프로세스 품질 인증 경험이 없다.

 이수연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IT/SW평가기술센터장은 “국내 기업들이 IT융합 기술력이 있지만 SW 안전성과 품질 검증은 유럽 등 선진국에 뒤져 실제로 수출에 타격을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석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SW시험인증센터장은 “집단소송제와 리콜, 제조물 책임제 등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의식과 권리가 강화되면서 IT 융합 제품의 품질은 더욱 중요시된다. IT 강국 명성을 계속 이어나가려면 소프트웨어 품질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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