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지지부진했던 증시에서 KT, SK텔레콤의 활약은 눈부시다. 19일까지 KT의 주가 상승률은 18.31%, SK텔레콤은 3.54%를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5.28%나 하락했다.
통신주의 선전에는 올해 통신 산업이 그동안의 정체를 털고 새로운 성장 스토리를 쓸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다. 스마트폰이 널리 퍼지면서 모바일 인터넷 시장이 급성장하고, 여기에 기업고객(B2B)이라는 새 시장이 열릴 것이란 전망에 KT와 SK텔레콤의 주가가 함박웃음을 지었다. 내수 경기와 주식시장이 나쁠 때 오히려 상승세를 타는 방어주의 특성도 한몫했다.
하지만 이 같은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LG텔레콤은 철저히 외면받았다. 통신 3사의 한 축을 담당하는 LG텔레콤의 주가는 올 들어 오히려 7.54%나 하락했다.
최근 증권가에선 LG텔레콤 재평가가 활발하다. 비록 KT와 SK텔레콤이란 두 공룡을 압도하는 매력은 없지만 단기간 주가 급락으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의 매력이 크고, 새로운 성장 분야에서도 파이를 챙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눈에 띈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선 인터넷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주파수 및 4G 투자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LG텔레콤의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며 “단기간 안에 15% 안팎의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그 이유로 LG텔레콤이 모바일 인터넷, B2B 시장에서 나름의 몫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매력적인 밸류에이션도 투자 포인트다. 자사주를 제외하고 LG텔레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올해 예상 실적의 6.1배에 불과하다.
권영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LG텔레콤은 사상 최저 수준의 밸류에이션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싼 통신주가 됐다”고 평했다. LG텔레콤을 둘러싼 리스크를 인정하면서도 권 연구원은 “현재의 주가 평가는 대단히 낮다”며 “이제는 합병에 따른 비용 절감 및 마진 개선, 유선 부문의 질적 성장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19일 증시에서 LG텔레콤은 1.26%(100원) 하락한 78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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