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잇따라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상장에 나서면서 내달부터 증권 시장에서 SPAC 주식 거래가 본격화된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내달 26일 코스피 시장에 ‘동양밸류오션 SPAC’을 상장하기 위해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고 18일 밝혔다.
동양밸류오션 SPAC은 다음달 16∼17일 청약을 거쳐 450만주(주당 1만원, 기관배정 60%·개인배정 40%)를 공모해 45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상장 후에는 500억원 규모의 M&A 자금으로 녹색기술·첨단융합·고부가서비스 산업에서 유망한 기업을 발굴해 합병할 예정이다. 합병 목표 시점은 올해 하반기 이후다.
김종환 동양증권 IB본부 부장은 “동양 1호 SPAC은 기대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공모가를 통상적 수준보다 낮춰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SPAC의 수익률은 합병 이후 주가 상승에 달려 있는데, 500억원 규모인 동양밸류오션SPAC은 예상합병대상기업의 규모가 1500억~2000억원 규모의 중견기업이므로 사업 안정성이나 주가상승여력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동양밸류오션 SPAC에는 전 한국산업은행 이사인 박순화 대표이사, 동양종합금융증권 부사장인 호바트 엡스타인 이사 등이 경영진으로 참여한다.
같은 날 현대증권도 ‘현대PwC드림투게더 SPAC’을 다음달 19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현대증권은 보통주식 총 333만4000주(주당 6000원, 기관배정 50%·개인배정 50%)를 공모해, 총 200억원 가량의 합병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합병 대상기업은 녹색성장산업 및 신성장동력산업이다. 현대증권 역시 올해 하반기 안에 합병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타 증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모 규모가 작지만 현대증권은 코스닥 시장의 특성을 살려 주주들에게 높은 수익률을 보장할 계획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최대 1000억원 규모의 기업까지 합병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타깃으로 잡은 합병 기업의 규모가 가격탄력성이 높아 좋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수요 예측을 거쳐 다음달 10일부터 이틀간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경영진으로 신호주 전 코스닥증권시장 사장이 포진했으며 현대증권·삼일PwC어드바이저리 등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앞서 대우증권 역시 ‘그린코리아 스팩’을 다음달 3일 상장한다고 밝혔다. 대우증권은 총 800억원 가량을 공모해 2000억∼3000억원 규모의 기업을 1년 안에 합병할 계획이다.
지성배 그린코리아 스팩 대표는 “그동안 M&A 투자 시장은 소수의 투자자들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모집한 사모펀드(PEF)만 참여할 수 있었다”며 “이제 국내 및 아시아 자본 시장에 처음 도입되는 스팩을 통해 개인 투자자들도 대체 투자의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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