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학 영화의 단골 메뉴였던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 기술이 아이폰의 등장으로 사람들의 일상 속에 파고 들기 시작했다. 증강현실은 어원 그대로만 보자면 오히려 현실보다 더 실감난다는 뜻이지만, 현실과 가상 환경을 결합한 일종의 복합형 가상현실 기술인 게 사실.
만약 화장품 매장에서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다면 어떤 장면을 떠올릴 수 있을까. 최근 실제 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한 가상 화장 시스템이 ‘디지털 화장 거울(Digital Cosmetic Mirror)’이란 이름으로 등장했다.
일본 시세이도는 얼마 전 도쿄 신주쿠의 다카시마야 백화점 내 자사 매장에 디지털 화장 거울을 설치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실시간 양방향 시스템으로 구현한 이 단말기의 이용법은 간단하다. 우선 화장품 매장에 들른 고객은 거울처럼 보이는 화면 앞에 앉는다. 그리고 스크린에 달린 카메라가 얼굴을 스캔하도록 내버려둔다. 잠시 후 디지털 화장 거울은 고객에게 어울릴 법한 화장품들을 터치스크린상에 죽 추천해준다.
자신이 원하는 화장품을 터치하면 화장전과 화장 후의 모습을 비교한 화면을 곧바로 띄워준다. 비교 사진과 상품 정보를 출력할 수도 있다. 물론 여기서 그치지 않아도 된다. 고객들은 자신의 맘에 쏙 드는 화장품이 나올 때까지 수차례 이 같은 과정을 반복할 수 있다.
화장품 가운데 고르기가 가장 번거로운 마스카라를 떠올리면 디지털 화장 거울의 유용함은 쏠쏠하다. 일일이 속눈썹에 칠해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제품을 고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도 줄일 수 있다. 고객들이 화면으로 짧은 시간에 여러 가지 제품을 직접 체험하다 보니, 더 많은 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것도 매장 측은 기대할 법하다.
디지털 화장 거울 시스템은 처음 등장했지만 적어도 일본의 쇼핑 현장에서는 AR 기술이 전혀 생소하지는 않다.
일부 기업들은 최근 슈퍼마켓 등지에 AR 기술을 적용한 키오스크 자판기를 시범 설치했다. 자판기 키오스크와 소비자 휴대폰 사이의 무선통신을 통해 특정 기업의 다양한 샘플을 보여준다.
소니뮤직과 스카이&로드는 얼마 전 쇼핑객들 스스로 의류 매장 내 옷을 착용해 본 모습을 화면상에 그대로 띄워주는 거울 형태의 AR 스크린을 선보이기도 했다. AR 기술이 더 발전하면 쇼핑의 풍속도는 또 한번 크게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내년 '생성형 AI 검색' 시대 열린다…네이버 'AI 브리핑' 포문
-
2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3
LG이노텍, 고대호 전무 등 임원 6명 인사…“사업 경쟁력 강화”
-
4
AI돌봄로봇 '효돌', 벤처창업혁신조달상품 선정...조달청 벤처나라 입점
-
5
롯데렌탈 “지분 매각 제안받았으나, 결정된 바 없다”
-
6
애플, 'LLM 시리' 선보인다… “이르면 2026년 출시 예정”
-
7
'아이폰 중 가장 얇은' 아이폰17 에어, 구매 시 고려해야 할 3가지 사항은?
-
8
美-中, “핵무기 사용 결정, AI 아닌 인간이 내려야”
-
9
삼성메디슨, 2년 연속 최대 매출 가시화…AI기업 도약 속도
-
10
美 한인갱단, '소녀상 모욕' 소말리 응징 예고...“미국 올 생각 접어”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