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샤프가 지난 2년 6개월여간 진행해 온 LCD 특허침해 소송 공방에서 전격 화해했다. 삼성전자는 이로써 특허 공방에서 벗어났으나 샤프로부터의 완전한 기술 독립은 미뤄지게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일본 샤프와 현재 진행 중인 LCD 관련 특허침해 소송을 모두 취하하기로 합의하고, 특허 상호 사용 계약(크로스 라이선스)을 했다고 8일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지난 2007년부터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진행해 온 모든 소송을 철회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CD 기술과 관련한 양사의 소모적인 특허침해 소송을 끝내고, 특허 상호 사용 계약을 함으로써 고성능 LCD 산업계에서 윈윈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합의로 삼성전자는 LCD 액정 구동·모듈 기술 등 샤프와 진행해 왔던 특허공방에서 벗어나게 됐다. 하지만 다시 VA(Vertical Alignment) 특허를 라이선스한 셈이어서 결국 샤프 기술로부터의 독립은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샤프와의 특허 공방은 삼성전자가 계속 지급해왔던 VA 특허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불거졌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지난 2007년부터 미국 지방법원 및 무역위원회(ITC) 등에서 치열한 LCD 특허 공방을 벌여왔다.
이 와중에 양사는 서로 상대방의 특허를 피하는 양산 기술을 적용해 수입 금지 조치 등을 피하고, 물밑에서는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 등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샤프가 가진 특허를 피할 수 있는 공정 기술을 개발하는 데 많은 공을 들여왔다.
삼성전자는 샤프와의 특허 공방으로 인해 문제가 된 제조 공정을 바꾸는 과정에서 수율 감소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진 경희대 교수(정보디스플레이학과)는 “소송 취하 합의로 인해 삼성전자의 비즈니스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번 소송을 계기로 LCD 원천 특허 역량을 강화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크로스 라이선스 과정에서 어느 회사가 로열티를 지급하는지 등 세부적인 사항은 밝혀지지 않았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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