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카메론의 3차원(3D) 영화 ‘아바타’를 보셨나요. 보셨다면, 관람료를 얼마나 내셨습니까.”
한국에서 3D로 봤다면, 1만3000∼1만4000원을 냈을 것이다. 화면이 큰 아이맥스(IMAX) 3D를 선택했다면 1만6000원까지 낸 경우도 있을 테고.
한국 내 2D 영화 관람료가 8000∼9000원 정도니 5000원 정도를 더 들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바타’ 한국 관객 수가 1000만명을 향해 치솟는다. 그야말로 ‘3D 아바타’가 한국 영화·문화계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3D 아바타 열풍이 거세다. 이 지역 3400여개 영화관에 ‘아바타’가 내걸린 가운데 지난 17일 북미 흥행 수익이 4억9180만달러(약 5500억원)를 돌파하며 역대 3위에 올랐다.
그런데 미국·캐나다 관객은 영화관에서 얼마를 냈을까. 대략 9(약 1만원)∼11.5달러(약 1만3000원) 정도였다. 싼 곳은 8달러(약 9000원)였고, 아이맥스 3D도 비싸야 12달러(약 1만35000원)였다. 어르신은 7.5달러(약 8500원)에도 볼 수 있다.
왜 한국이 더 비쌀까. 영화 배급사인 20세기폭스코리아 측은 “한국 상영관에서 관람료를 정할 뿐 20세기폭스는 요금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으되 한국과 미국 간 가격 편차의 이유(물류비용 등)를 밝히지는 않았다.
지금 한국 관객의 3D 아바타 사랑은 유별나다. 지난 17일까지 3D로 영화를 본 관객이 250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관객(900만)의 28%다. 매출 기준으로는 관람료가 비싼 탓에 40%에 달했다. 그 덕분일까. ‘아바타’ 한국 매출은 약 7070만달러(약 800억원)로 영화를 개봉한 70개 국가 가운데 다섯째다.
몇 천원 더 주고 영화를 보는 게 아깝지 않을 만큼 ‘아바타’는 국내외에서 영상 혁명에 가까운 파괴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미국 관객보다 비싼 값을 치러야 하는 씁쓸함까지 참아내기에는 힘겨운 노릇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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