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IT)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이 확대되기를 희망합니다.”
지난 12일 방한 중인 우르마스 파엣 에스토니아 외교장관은 한국의 IT는 세계적 수준이라며 IT부문에서 협력 확대를 강하게 희망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정보화 그리고 산업 활성화에 대한 경험을 배우고자 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
반도체·인터넷·디스플레이 등 주력 IT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한국은 세계적인 IT강국으로 우뚝 섰다. 과거 저개발국가들이 새마을 운동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비결을 배웠다면 이제는 선진국과 후진국 가릴 것 없이 IT강국으로 발돋움한 한국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전수하는 것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IT외교를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의 정보통신(IT) 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게 된 배경 중 하나로 기술력 못지않은 외교력이다. 우리의 외교적 노력이 IT산업 활성화를 위한 전략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디지털미디어방송(DMB)·와이브로·IPTV 등 한국의 기술 및 서비스를 해외에 보급하기 위한 역대 정부의 다양한 외교 활동이 진행됐으며 이 같은 노력으로 수출이 이뤄지는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
올해에도 다양한 국내외 국제행사가 개최된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 IT제품 및 서비스의 수출을 위한 다양한 외교적인 노력이 병행될 전망이다.
특히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정상회의는 실질적으로 우리나라 IT외교의 장이다. 세계 최초로 시연에 성공한 ‘모바일 IPTV’로 G20을 생중계하며 3차원(D) 디지털방송을 시연한다. 지난해 7·7 분산서비스거부 대란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의 정보보호 기술과 보안체계 구축의 중요성을 전 세계 정상에게 알린다는 목표다. 우리의 히트상품인 ‘e러닝’을 G20 국가 홍보 어젠다로 설정했다.
오해석 IT특보는 “세계 주요 정상회의에서 우리만의 구체적인 어젠다를 제시해 여타 아시아 국가와 차별화된다는 점을 부각해야 한다”면서 “한국이 앞서 있는 IT를 글로벌 의제로 채택해 전 지구인의 화두인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대안임을 알리면 경제적 효과뿐 아니라 세계적 질서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월 열리는 밴쿠버 동계 올림픽, 6월 남아공 월드컵 등도 한국의 IT외교의 장으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같은 기회를 정부는 놓치지 않고 IT 외교 노력에 시너지를 늘려가기 위해 다각적인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와이브로·모바일TV·IPTV·3DTV 등을 내세워 일본 등 경쟁국과의 치열한 IT 외교전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수출뿐만 아니라 IT 성공사례를 발굴, 전파하고 국제 표준을 선도하는 것도 IT 외교의 한 부분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국제 표준화 활동을 우리의 경험과 기술을 근간으로 수행하는 국제 외교 활동의 일환으로 인식하고 IT 성공사례 발굴 연구와 국제기구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따라서 외교통상부·지식경제부·방송통신위원회·KOTRA 등 주무 부처 및 기관의 IT외교 관련 조직 강화 및 기관 간 협조가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최근 우리나라 컨소시엄의 UAE 원자력발전 수주에서 보듯이 각국의 외교력이 대규모 프로젝트 선정의 중요 변수로 떠올랐다. 올해 한국 IT외교의 방향과 노력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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