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테크노파크 지원 우수기업을 찾아서] (10)펄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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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과는 껍질에 비타민C가 많지만 껍찔째 먹기 찜찜하다. 농약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다른 과일도 마찬가지다. 껍찔째 그냥 먹으려면 다소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만일 휴대폰으로 간단히 농약 유무를 알 수 있으면 매우 유용할 것이다. 만화 같은 이 일이 어쩌면 조만간 현실화 할지 모른다.

 인천 송도신도시에 있는 펄자임(대표 장정순)이 이 같은 일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펄자임은 효소전문회사다. 그냥 효소전문이 아니다. 갯벌에서 효소를 뽑아낸다. 30여년간 갯벌을 연구해온 장정순 대표가 ‘갯벌에서 진주를 캐기 위해’ 2008년 4월 설립했다. 인하대 생물학과를 명예퇴직한 장 대표는 10년전 해양수산부 프로젝트를 하면서 갯벌이 ‘보물’임을 간파했다. 갯벌에서 신물질을 뽑아내는 프로젝트였는데 이 과정에서 다수의 특허를 출원했다. 일부는 미국 유전자은행(진뱅크)에 등록됐다. 이 경험을 살려 장 대표는 학교를 명퇴하고 2개월 뒤 바로 사장으로 변신했다. 하지만 변신의 대가는 ‘혹독’했다. 자본이 적고 경험이 없다 보니 창업후 6개월 내내 ‘생존’을 걱정해야 했다. “정말 죽다 살아났다”며 당시를 회상한 장 대표는 “좋은 경험이었다”며 미소 지었다. 창립한 지 채 2년이 안 됐지만 회사는 ‘펄자임I-52’와 ‘펄자임I-53’ 등 네 가지 효소를 상용화하며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올해부터는 매출이 본격 발생할 전망이다. 다음달에는 홈페이지(www.pearlzyme.com)도 오픈한다.

 회사는 첫번째 상용화한 효소인 ‘펄자임I-52’에 우선 기대를 걸고 있다. 이 효소는 농진청 시험 결과 젖소의 유방염 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국내에는 약 48만 마리(두)의 젖소가 있는데 유방염으로 인한 손실이 연간 1132억원에 달한다. 장 대표는 “우리가 상용화한 효소를 젖소에 먹이면 유방염에 걸리지 않는다”며 “수입대체 효과가 1000억원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이 효소는 젖소 유방염 예방뿐 아니라 동물과 물고기 사료에 첨가하면 소화 촉진 같은 여러 효능도 발휘한다. 장 대표는 “돼지에 ‘펄자임I-52’를 첨가한 사료를 먹이면 소화가 촉진되고 배설물이 크게 줄어든다”며 “결국 바다 등에 직접 버려지는 오염물이 감소해 지구 온난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사육하는 돼지는 980만 마리 정도고 이에 소요되는 사료는 연간 900만톤 정도로 알려져 있다.

 ‘펄자임I-52’ 효소가 단기 먹거리라면 ‘펄자임I-53’ 효소는 장기 캐시카우다. 이는 ‘펄자임I-53’이 국내 시장만 연간 2200억원에 달하는 혈전치료용으로 사용 될 수 있기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소 몇년간의 임상실험을 요한다. 혈전치료제 외에도 ‘펄자임I-53’은 화장품 미백제 등에도 유용하다. 현재 모 화장품 회사에 1차 납품한 상태다. 이들 두 효소 외에 펄자임은 개불과 갯지렁이에서 추출한 효소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장 대표는 “아직 이들의 이름은 짓지 않았다”면서 “휴대폰에 적용하면 휴대폰으로 손쉽게 과일의 잔류 농약을 측정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인천=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인터뷰>-장정순 대표

-올해 각오와 계획은.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 같다. 우리가 상용화한 효소가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또 많은 매출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올해는 2종류 이상의 신개념 물질을 개발하고 이에 대한 특허를 획득할 계획이다.

 -어떤 회사가 되고 싶은지.

 ▲우선 가족같은 연구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다. 여기에 한치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고 정밀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 우리만의 연구개발 문화를 만들고 싶다. 우수한 기술력과 최고의 응용력을 갖춘 제품을 선보이겠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지난해 중반 정말 어려웠을때 직원 모두가 하나가 돼 이를 극복하고 작지만 다소나마 매출을 올린 것이다. 벤처기업 인증과 연구소 인증을 받았을 때도 가시적 성과가 나온 것 같아 매우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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