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LCD, 대만과 실적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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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국내 LCD 업체들이 대만 경쟁업체들을 물량뿐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업체들이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각국의 경기부양 정책에 따른 수요 확대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양산 및 가격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은 결과로 풀이됐다.

 10일 증권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과 대만 LCD 업체들의 영업이익 격차는 3조8200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 합계가 2조4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지만 대만 주요 업체인 AUO·CMO·이노룩스는 1조4180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기록한데 따른 것이다. 이 같은 영업이익 격차는 전년도(2008년) 2조8920억원에서 32% 늘어난 것이다.

 양국 업체들의 격차는 매출 측면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났다. 삼성과 LGD 매출 합계는 41조5890억원으로 대만 업체들의 29조4210억원을 12조원이나 상회할 전망이다. 대만 업체들의 매출은 한국 업체의 70%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한국 업체들이 전년에 비해 매출이 3조8000억원 늘었지만, 대만 업체들은 3조3000억원 줄어들었다.

 한국·대만 LCD 업체들의 엇갈린 희비는 지난해 위기 상황을 시장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한 한국 업체들의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2008년 말부터 본격화된 글로벌 경기 불황 여파로 대만 업체들이 감산에 돌입할 때, 삼성과 LGD는 8세대 라인 가동 확대에 적극 나섰다. LGD가 1분기부터 첫번째 8세대 라인 가동을 시작한 가운데, 삼성의 두 번째 8세대 라인도 2분기부터 양산에 돌입했다. 한국과 대만 업체들이 1분기에 동반 적자를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향후 시장 전망과 대처는 상이했다. 삼성과 LGD는 2분기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한 후 4분기까지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대만 업체들은 3분기부터 소폭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연간 영업적자 구조 탈피에는 실패했다.

 안현승 디스플레이서치코리아 사장은 “지난해는 각국 내수 진작 정책에 따른 수요 확대를 정확하게 대비한 한국 LCD 업체들의 양산 및 가격 경쟁력이 증명된 한해”라며 “새해에는 대만 업체들이 대규모 M&A(CMO와 이노룩스 합병)와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반격을 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 시장 주도권 경쟁이 업계 판도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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