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기상오보청` 불명예 벗는다

서울에 최근 내린 기록적인 폭설 등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기상오보청’이란 오명을 갖게 된 기상청이 명예회복에 나선다.

기상청은 지난해 우리나라 최초의 외국인 고위공무원으로 영입한 기상 예측 분야의 세계적 석학 켄 크로퍼드(66) 교수의 조언에 따라 ‘기상선진화 10대 우선 과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10대 과제는 크로퍼드 단장의 제안을 토대로 지난해 하반기 기상청 내부 토의와 보완, 수정 과정을 거쳐 최근 공식 확정됐다.

먼저, 기상 레이더가 정부 기관마다 제각각 운영돼 예보의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레이더 자료의 국가적 공동활용체계와 고품질 다목적 통합지상관측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에는 26기의 기상 레이더 장치가 있으나 기상청과 국토해양부, 공군 등에서 사로 다른 기종을 운영하는데다 사용 방법과 목적도 각각 달라 자료 호환이 되지 않는다.

레이더 관측자료를 국가적으로 공동 활용해 단기 혹은 초단기 일기예보의 정확성을 높이는 작업이 시급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해당 기관들과 협의를 거쳐 레이더 관측망을 조정하고 표준 관측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범정부적인 레이더 운영실무위원회와 기상청 레이더운영센터를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크로퍼드 단장은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기상 레이더 네트워크 운영 수준을 다른 선진국, 특히 일본과 미국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면 믿을만한 레이더 자료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보의 정확성을 향상시키려면 국가적 공동활용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예보 분야의 개선 과제로는 △새로운 예보관 훈련 프로그램 개발 △실황예보 프로그램 설계와 미래 예보관 역할 재정립 △재해기상 예측을 위한 수치모델의 지속적인 개발과 성능 향상을 크로퍼드 단장이 꼽았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과거의 실제 사례를 근거로 가상의 자료를 주고 0∼12시간 내에 발생할 재해 기상 상황을 올바르게 예측할 수 있는지 점검함으로써 예보관과 수치모델 개발자의 수준을 높이는 ‘시뮬레이션 훈련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했다.

예보관들이 예보 역량 점검과 향상을 위해 ‘모의고사’를 보도록 한다는 것이다.

크로퍼드 단장은 △해상기상 감시 역량 강화 및 서비스 확대 △수요자 중심의 기상정보 전달체계 구축 △국가기후자료 활용체계 혁신 △기후변화 문제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체제 마련 △국가별로 특화된 기상 기술 교류 확대 등도 해결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서해를 비롯한 해상의 상황이 날씨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예보 정확도를 높이려면 해상 관측자료의 질과 양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크로퍼드 단장이 제안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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