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e북 시장 ‘대문’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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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자책(e북) 시장 전망이 밝다. 중국 소비자가 부담하기에 다소 비싼 e북 단말기 가격에도 불구하고 올해 판매량이 300만대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출판사들이 해적 행위를 경계하기 시작했고, 단말기를 공급하려는 현지 제조업체가 늘어나는 등 e북 시장의 앞날이 희망적이라고 전했다.

중국 e북 시장에 초록 신호등을 켠 것은 인구 수. 중국 내 e북 단말기 제조업체가 공급하는 기본 제품이 1000위엔(약 150달러)로 현지 소비자에게 다수 비쌀 수 있음에도 많은 구매자(인구)가 이를 상쇄할 것으로 예측됐다. 필기 인식, 무선 통신(와이-파이), 디지털 도서관 접속 등 여러 부가 기능을 갖춘 제품 가격도 약 3000위엔(약 50만원)에 달하지만 호주머니가 상대적으로 두둑한 중국 소비자가 많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DisplaySearch)는 이와 관련, 지난해 80만대였던 중국 e북 단말기 판매량이 올해 300만대로 늘어 세계 시장의 20%를 점유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회사는 이러한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2015년 이전에 중국이 미국을 추월해 세계 최대 e북 단말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e북 시장 확대의 최대 걸림돌은 콘텐츠 부족 현상. 지난해 중국에서 e북 단말기 20만대를 팔아 시장 1위에 오른 한왕사이언스&테크놀로지의 인터넷 도서관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콘텐츠(책)가 3만권에 불과하다. 지난 2008년 말 기준 중국 e북 콘텐츠 판매도 2억2600만위엔(약 380억원)에 머물렀다.

콘텐츠가 부족하자 몇몇 업체들은 e북 단말기에 책과 함께 묶어(load up) 제공하기도 했다.

리우 잉지안 한왕사이언스&테크놀로지스 회장은 이러한 콘텐츠 부족에도 “더욱 많은 경쟁자가 중국 e북 단말기 시장에 들어와 올해에만 50∼100개 사업자가 경쟁할 것”으로 예상, 밝은 시장 전망에 힘을 보탰다.

한편, e북 포털 ‘두(du)8닷컴’과 중국도서상보(CBBR)가 함께 내놓은 ‘중국 e북 시장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e북 단말기 소비자의 95%가 정식 이용허락을 받지 않은 콘텐츠를 내려받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려는 중국 정부의 지식재산권 보호 노력이 e북 단말기 판매량과 아마존닷컴·소니 등의 시장 진출 의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디지털 콘텐츠 대가 지급에 관한 인식 수준이 낮은 중국 소비자에게 강력한 지식재산권 규제가 시장의 명암을 가를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