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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은 IT와 통신업계가 최근의 침체 상황으로부터 회복세를 보이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경기 침체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신흥 시장에서의 수요 진작과 클라우드 서비스 모델의 파급 효과, 모바일 기기 및 애플리케이션의 성장, 초고속 네트워크 증설 등에 따라 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변화를 추진하는 요인들 때문에 대다수 기업들은 체질을 바꾸고 제품을 혁신하며 인수합병도 보다 활발하게 전개할 것이다.

 

 #새해 화두는 회복과 전환

 IDC는 2010년 IT와 통신시장의 화두를 ‘회복(recovery)’과 ‘전환(transformation)’으로 보고 있다. 세계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IT와 통신 투자 금액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보다 더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주제는 전환으로, 2010년 통신 업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 급격한 진화 과정을 겪게 될 것이다. 광통신망이 활발하게 구축되고 초고속 무선 광대역, 통합된 IP 전송 플랫폼, 새로운 유통 모델 확대 등이 대표적인 트렌드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IT 업계에서 가장 큰 전환은 클라우드 서비스 모델의 ‘파괴적인’ 등장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 기반의 IT 시장 전환은 벤더의 제품과 시장 입지, 비즈니스 모델의 근간을 뒤흔드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IDC는 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대표 요인들을 반영해 올해 IT와 통신 시장의 10대 트렌드를 다음과 같이 선정했다.

 무엇보다 2010년 IT 업계는 견고한 회복세를 구가할 것이다. IT 업계는 내년에 3.2%의 성장이 예상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 분야의 투자가 2∼4% 늘어날 것이며, 모바일 기기와 가상화 시장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달성하게 될 것이다. 가장 큰 잠재력은 PC와 모바일 기기 분야로, 전반적인 IT 수요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예상되는 어려움은 아직도 실업률이 높고 소비 심리가 약하며 고용 창출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한시적인 효과로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다.

 통신시장이 전환을 맞게 될 것이다. 전세계 경제 회복으로 통신시장이 3%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성숙한 시장에서는 IP와 데이터 분야가 성장을 주도할 것이며 신흥 시장에서는 특히 모바일 분야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다. 전반적인 통신 시장의 투자 회복은 장기적으로 통신 업계의 체질 개선 압박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보다 빠른 속도의 광이나 무선 기술로의 전환을 촉진하며 폭증하는 비디오 트래픽을 수용할 수 있는 통합된 IP 플랫폼의 확대, 관리형 서비스 증가, 서비스 전송 플랫폼과 비즈니스 모델의 획기적인 변화 등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모바일 기기가 PC의 역할을 넘보게 될 것이다. 이것이 PC 시대의 종언을 고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2010년에도 PC는 전 세계적으로 3억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요한 것은 모바일 기기가 PC의 보조 수단에서 벗어나 개발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주요 클라이언트 플랫폼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에는 10억대 이상의 모바일 기기가 인터넷 연결 기능을 갖게 되고 다양한 스마트폰이 이런 모바일 기기의 성장을 이끌게 될 것이며, 관련 애플리케이션 시장도 큰 폭으로 성장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중망의 변혁이 가속화될 것이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확장과 모바일 기기 및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증가, 비디오 애플리케이션의 성장 등 요인에 따라 2010년엔 공중망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네트워크 제공 업체들은 모바일과 유선 광대역망을 지속적으로 증설하고 있으며 광 백본망을 기반으로 한 IP 네트워크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인 변혁과 더불어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과 규제 환경의 변화도 예상된다.

 

 #신흥 시장이 IT 성장 주도

 신흥 시장이 IT 시장 성장을 주도하는 것도 2010년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다. IDC는 IT 업계 성장을 브라질과 러시아, 중국, 인도의 브릭스(BRICs) 국가가 이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러시아는 2009년 극심한 경기 침체를 경험했지만 2010년에는 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 9%, 인도 13%, 브라질 8%로 전망된다. 신흥 시장에 비해 성숙한 시장의 경기 회복은 훨씬 더딘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3%, 서유럽은 1%로 예상되며, 일본은 2년 연속 IT 시장이 -1%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IT 업계의 클라우드 전환이 확장 및 성숙 단계에 접어들 것이다. 2010년은 클라우드 서비스 전송 및 활용 모델을 확장하고 성숙시키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 특히 보안과 가용성, 관리성이 향상된 엔터프라이즈급 클라우드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차세대 ‘소셜리틱(socialytic)’ 애플리케이션 등장도 기대된다. 모바일 기기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클라우드 서비스 모델이 2010년 전통적인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것이다.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이 기능적인 구조에서 근본적인 혁신을 겪게 되며 소셜·협업 소프트웨어와 분석 기능이 결합된 형태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셜 및 협업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이로부터 통찰력을 도출하는 새로운 형태의 소셜리틱 애플리케이션은 고객에게는 새로운 기능을, 공급업체에는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벤더에는 새로운 경쟁과 위협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린IT와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전망이다. 2010년 경제 회복에 따라 에너지 비용 문제가 다시 대두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많은 국가들이 지속가능성에 대한 문제 제기에 나설 것이며 정보통신기술(ICT)이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다. 현재 G20 국가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70%를 차지하고 있지만 ICT를 활용하면 배출량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IT 자산을 운영할 때 에너지 효율적인 컴퓨터나 스토리지, 네트워크, 프린터를 비롯해 가상화 소프트웨어나 시스템·서비스 자동화 소프트웨어 등을 도입함으로써 기업 자체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여주는 기술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또 탄소 배출량이 많은 산업군에서 운용되는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관리·통제하는 지속가능성 솔루션 소프트웨어나 센서 기술, 네트워크 인프라, 서비스 관리 소프트웨어, 분석 소프트웨어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IT를 통한 지능화가 산업 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란 예상이다. 다양한 IT가 산업에 적용되면서 보다 지능화된 서비스를 통해 산업의 변화가 가속될 것이다. 예를 들어 유틸리티 산업에 스마트그리드의 적용이 확대될 것이며 의료 부문의 전자의무기록표 사용 확대 등 IT와 산업의 결합이 새로운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변환이 2010년 인수합병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수익 창출을 위한 IT와 비즈니스 솔루션을 찾기 위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형태로 인수합병에 나섰던 사례는 HP-EDS와 오라클-선마이크로시스템스, 제록스-ACS가 대표적이며, 시스코와 EMC의 조인트 벤처도 이에 해당된다. IBM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사업에 비해 하드웨어 사업부를 축소하는 듯이 보이지만 네트워크 장비 업체 인수로 시장에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등장과 모바일 기기 활용의 급격한 증가에 따라 IT 분야에서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네트워킹 기술과 컴퓨팅 및 스토리지 시스템 간 통합과 융합이 대세가 되고 있다. 시스코와 EMC의 조인트 벤처와 HP의 스리콤 인수가 대표적이다.

 2010년은 회복과 성장의 관점에서 볼 때 급격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점진적이고 완만한 형태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중요한 것은 2010년이 시장을 재편할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하는 해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올해에는 경기 회복에 따라 변화가 시작되며 그러한 변화에 따라 업계와 서비스, 제품들이 강력하게 결합하는 움직임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한인규 한국IDC 커뮤니케이션 리서치그룹 선임연구원 ihan@id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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