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빅5 증권사의 올해 IT예산은 평균 400억원대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차세대 시스템 구축 예산이 일부 포함돼 있던 것에 비하면 다소 축소된 규모다.
특히 유지보수료·통신비 등의 고정자산운영비를 제외한 신규 투자 예산은 대형 프로젝트가 없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 역시 신규 상품 출시에 따른 개발 작업들이 계속 이어져 전체 예산의 경우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CIO BIZ+가 대우·삼성·우리투자·대신·현대증권의 국내 주요 5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2010년 IT예산을 조사한 결과, 전체 IT예산은 350억∼500억원 규모로 집행될 예정이다. 이 중 신규 투자는 150억∼250억원에서 집행될 것으로 증권사들은 전망했다.
이에 비해 고정자산비는 200억∼300억원 사이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신규 투자 예산보다는 고정운영비의 비중이 좀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3월 결산법인인 증권사 대부분이 올해 IT예산을 확정한 상태는 아니다.
올해 차세대 프로젝트가 없는 증권사 중에서 대우증권이 가장 많은 IT예산을 책정했다. 대우증권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1월 중순 이후 예산을 확정할 계획으로 고정운영비 300억원, 신규 투자 예산 200억원 이상 등 총 5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IT예산은 550억원 수준이었다. 올해 대우증권의 신규 투자 중 많은 부분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고도화하는 데 투자된다. 또 그룹웨어를 재구축하는 것도 핵심 신규 프로젝트다.
삼성증권도 대우증권의 올해 IT예산과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증권은 고정운영비 300억원, 신규 투자 비용 200억원 이상으로 총 500억원 이상을 전체 IT예산으로 책정했다. 삼성증권은 신규 투자로 올해 모바일 오피스 환경 고도화 작업에 나서고 하반기에는 HTS 업그레이드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과 대신증권·현대증권은 300억원대의 전체 IT예산을 잠정적으로 책정한 상태다. 지난해 차세대 시스템을 오픈한 이들 증권사는 1∼2년 전보다 올해 예산이 많이 축소됐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신규 투자 예산이 180억원, 2008년은 330억원이었다. 올해는 차세대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없기 때문에 150억원으로 낮게 수립됐다. 대신증권 역시 프로젝트별로 예산 책정을 하기 때문에 연간 IT 신규 예산을 비교하긴 힘들지만 지난해 대비 올해 예산은 많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증권사도 차세대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기간계 시스템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선하지 못했던 HTS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우리투자증권은 해외주식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트레이딩시스템(GTS) 개발을 준비 중으로 올해 6월 오픈할 예정이다. 현대증권과 대신증권도 올 상반기 내에 HTS 업그레이드 작업을 추진한다.
또 빅5 증권사 모두 신규 금융상품 출시에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 개발 작업들이 신규 투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중에서도 FX마진거래시스템과 해외선물거래시스템, 파생상품거래시스템 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핵심 개발사업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빅5 증권사의 올해 IT 투자예산 규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