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가 없는 한 인도네시아 부족이 문화단절을 우려해 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했다는 소식이 토론토 스타 보도를 통해 캐나다에도 전해졌다.
이 신문은 28일자 2면에 “한국의 최신 수출품”이라는 제목으로 한글이 인도네시아 부족에 수출된 배경을 미국 L.A.타임즈를 인용해 소개했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지역 남동쪽 부톤 섬에 있는 바우바우(Baubau) 시에는 인구 6만명의 찌아찌아(Cia-Cia) 족이 거주한다. 아미룰 타밈 바우바우 시장은 “한글이 인도네시아가 사용하는 로마자 보다 이 부족 언어의 뉘앙스에 더 적합해 한글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주 9명으로 구성된 이 부족의 대표단이 서울을 방문했다. 바우바우 시의 한 초등학교 교장인 주미아니 씨는 “우리 학교 전교생에게 4개월 동안 한글을 가르쳤는데 75%가 한글을 유창하게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정부는 바우바우 시에 언어교육센터를 건립하고 6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찌아찌아 족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하는 작업을 돕기로 합의했다.
한국의 학술연구단체 가운데 하나인 훈민정음학회 천태흠(56) 부회장은 “인도네시아의 700개 부족언어 대부분은 문자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언어학자인 천 부회장은 앞으로 찌아찌아 족 인근지역에 있는 다른 토착언어들도 조사해 보존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꿈같은 일이다. 나는 한글이 한국인의 자존심으로만 생각했다. 이제는 한글이 찌아찌아 족의 자랑거리도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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