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D `中 LCD 투자` 허용 가닥

국내 지속 투자·기술유출 방지 조건부 승인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중국 LCD 패널 생산설비 진출이 조건부로 승인될 전망이다.

 23일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삼성과 LG의 중국 LCD 설비 투자건을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24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리는 ‘산업기술보호위원회’를 앞두고 주무 부처 장관으로부터 나온 발언이어서 정부측 의견 조율이 이미 끝났음을 시사했다.

 다만 양 기업이 국내에 지속적인 투자는 물론이고 중국 진출 시 장비업체의 동반 진출, 기술 유출에 철저한 보호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조건을 전제했다.

 최 장관은 투자 허용으로 방향을 잡은 데 대해 “중국이 전 세계 수요의 30%를 차지하는 최대 LCD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경쟁업체인 대만업체 등도 이 시장을 노리며 몸집 키우기에 나선 만큼 이를 허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정부 투자승인을 전제로 지난달 3일 중국 광저우연구개발기술구위원회와 40억달러 규모의 8세대 LCD 생산라인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 역시 총 2조6000억원을 투자, 중국 쑤저우에 7.5세대 LCD 패널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양사가 이처럼 중국 공장 건립에 힘을 쏟는 것은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TV시장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IT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는 2008년 세계 LCD TV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2.7%지만, 2013년께 21.1%로 급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공장부지 조성 등 20조원 규모의 파격적인 지원책을 제시하며 한국·중국·대만의 LCD 기업 유치에 나섰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중국 내 8대 가전업체 경영진이 대만에 LCD 구매단을 파견했으며, 대만 정부도 이에 화답해 반도체·LCD 산업의 중국 투자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더 나아가 TV용 LCD 패널의 수입관세를 현행 3%에서 5%로 올려 자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에 대해 우선권을 주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신두 서울대 교수는 “우리 LCD가 중국에 진출해야 하는 것은 이제 막을 수 없는 일이 됐다”며 “핵심기술력 우위 부분을 어떻게 계속해서 지키고, 중국 내 생산을 경제적으로 만드느냐가 새로운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호·이경민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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