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Special Report - 2009년 업종별 IT전략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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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공공 

 글로벌 경제 침체로 인한 당초 우려와 달리 올해 공공 시장은 연초부터 정부의 공공프로젝트가 잇따라 조기 발주되면서 다른 산업 부문에 비해 활기를 띠었다.

 하지만 전반적인 공공예산 삭감 등으로 일부에서 무리한 프로젝트 발주가 이어지고, 이로 인해 대형 IT프로젝트가 잇따라 유찰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정부의 조기발주 정책으로 충분한 검토와 준비 없이 프로젝트를 발주함으로써 문제가 된 사례가 여럿 있었다.

 올해 공공 부문은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공공기관 엔터프라이즈아키텍처(EA) 고도화가 확산된 한해이기도 했다. 일부 공공기관은 새로 EA 수립을 추진하기도 했다. 환경부, 특허청, 농촌진흥청, 기술보증기금 등이 올해 EA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공공기관 EA는 명확한 방향 없이 정부의 ‘강제’에 의해 진행되면서 효율성 문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지난 11월 비효율적인 국가 정보화 전략을 개선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의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를 본격적으로 출범시켰다.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는 향후 국가정보화기본계획 및 시행계획 심의, 정보화정책 조정, 정보문화 창달 및 정보격차 해소 사업 심의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눈에 띄는 대규모 IT프로젝트도 많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1년 1월 시행 예정인 4대 사회보험 징수통합법에 맞춰 사회보험징수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 국민연금공단 등은 수백억원대의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공사 통폐합에 따른 IT통합도 큰 관심사였다. 지난 10월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통합해 초대형 공사로 출범한 한국토지주택공사의 IT통합 프로젝트는 공공기관 최대 IT통합 프로젝트로 진행 중이다. IT통합 이슈는 향후 지방자치단체 통합으로 지자체IT에 확산될 전망이다.

초대형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도 잇달아 시작됐다. 국방부, 국토해양부, KEPCO, 서울시, 인천시 등은 많게는 수천억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 중이거나 사업을 검토했다.

서버 가상화 기술도 적극 도입됐다. 정부통합전산센터가 올해 제3차 하드웨어(HW)자원 통합구축 사업에서 서버 가상화를 추진했고 많은 지자체에서도 서버 가상화를 잇달아 도입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외에도 한미연합사, 한국전력중부발전, 한국수력원자력 등 공공 부문에서 서버 가상화 프로젝트가 추진됐다.

내부 정보보안과 IT 기반 시설의 보안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관련 보안 솔루션 도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7·7 대란 이후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 각 기관에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대응 장비를 도입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공공기관들이 단일 보안 시스템 보다는 종합적인 보안 체계를 갖추고자 노력했다.

 ②금융

 올해도 금융권 최대 이슈는 차세대시스템이었다.

 은행에선 지난 2007년 구축을 시작한 농협과 하나은행이 각각 2월과 5월에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했다. 농협과 하나은행의 차세대 프로젝트는 모두 2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프로젝트로 금융권은 물론이고 IT업계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다.

 또 두 프로젝트 모두 외한, 신한은행에 이어 메인프레임을 유닉스로 다운사이징 하는 추세를 이어 나갔다. 프로덕트팩터리,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 등 신기술도 적용됐다. 국민은행은 메인프레임 기반의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가 막바지에 접어들었으며 오는 2010년 설 연휴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협과 대구은행도 하반기 들어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본격화 했다.

증권업계도 올해 연이어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했다. 그러나 증권업계 차세대시스템은 당초 예정됐던 가동 시점보다 지연되는 등 적지 않은 산고를 겪어야 했다. 올해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한 증권사는 현대증권, 신영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SK증권 등이다. 이어 한국투자증권, 동양종합금융증권, NH투자증권도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본격화 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의 2기 차세대시스템 구축이 가장 큰 관심사다. 삼성생명은 내년 초 1차로 고객 접점 부분의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할 계획이다. 기간계 시스템은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에 동부생명과 현대해상화재 차세대 프로젝트는 중간에 주사업자가 교체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대형 IT투자가 없었던 저축은행의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도 이슈로 떠올랐다. 가장 먼저 제일저축은행이 지난 4월 사업자를 선정하고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본격화 했다. 이어 신라저축은행, 솔로몬저축은행도 차세대 프로젝트 대열에 합류했다. 신용카드 시스템 구축도 한창이다. 먼저 농협이 차세대 카드시스템을 올해 가동한데 이어 최근 설립된 하나카드가 카드시스템 구축을 진행 중이다. 또 비씨카드가 최근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착수했고, 우리은행도 연말에 카드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업자 선정에 나설 방침이다.

금융권에서는 연이은 지주사 출범에 따른 금융그룹 IT통합도 이슈로 떠올랐다. 비금융그룹의 금융계열사들도 IT통합을 추진 중이다. 금융그룹 중에서는 우리금융그룹에 이어 하나금융그룹이 IT통합을 본격화 했고, 신한금융그룹이 일부 추진했다. 한화, 동양그룹의 금융계열사들의 IT통합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이는 노사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데이터센터 이전도 금융권에서는 이슈였다. 국민은행은 올해 옛 장기신용은행 본점을 리모델링 한 데이터센터를 가동했다. 또 우리금융그룹도 그룹 통합 데이터센터를 상암동에 구축해 현재 각 금융계열사별로 정보시스템을 이전 중이다. 비씨카드도 신규 데이터센터를 가동했다.

 

 ③통신·방송·인터넷

 올해 통신업계 최대 화두는 통신 계열사 간의 합병에 따른 IT통합이다. 가장 큰 관심사는 KT-KTF 합병에 따른 IT와 프로세스 통합이다. 지난 6월 KT와 옛 KTF가 합병함에 따라 본격적인 IT통합 고민이 시작됐다. KT는 지난 10월 차세대시스템 구축 컨설팅을 본격화 했다. KT는 이 컨설팅을 통해 앞서 가동에 들어간 옛 KTF의 차세대시스템인 엔스텝의 사상과 노하우를 반영한 전사 프로세스 재정립과 차세대시스템 구축 마스터 플랜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는 내년 1분기에 완료된다.

 KT-KTF에 이어 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 등 LG그룹 통신3사도 최근 합병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따라서 향후 이들 3사의 IT통합이 어떻게 추진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달 중순 조직 통합이 이뤄지고 내년 법인 합병이 이뤄진 후 본격적인 IT통합이 추진될 전망이다.

또 하나의 관심사는 이동통신사의 차세대시스템 가동 및 고도화다. 옛 KTF의 차세대시스템인 엔스텝이 지난 2007년 5월 착수돼 8월 가동됐다. 총 사업예산으로 350억원이 투입됐다.

 KTF의 엔스텝은 업무시스템 중 80%를 SOA 기반으로 구축해 가장 넓은 범위의 SOA 적용이 이뤄진 프로젝트로 유명하다. 그러나 실제 가동 후 심각한 오류가 발생되는 등 장애가 장기화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지난 2006년 가동한 차세대마케팅(NGM)시스템인 유키시스템 고도화 작업에 착수했다. 올해 추진되는 개선 작업은 유키시스템 가동 이후 경영환경 변화로 발생되는 마케팅 상의 문제들을 보완하는 것이다. 주로 신규업무시스템과의 연동이나 데이터양의 증가로 발생되는 부분들이다. LG텔레콤은 지난해 초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한 데 이어 후속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후속 프로젝트들은 요금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과 전사데이터웨어하우스(EDW) 구축, 자산관리시스템 구축, 콘텐츠제공업체(CP) 거래 정산시스템 구축 등이다.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의 차세대시스템 구축 움직임도 주요 이슈다. 티브로드, CJ헬로비전 등 대형 MSO는 방송·통신 융합으로 거대 통신업체와의 경쟁이 불가피하게 됨에 따라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두 업체 모두 올해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위한 솔루션 벤치마크테스트(BMT)를 진행하는 등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 내년 초부터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가 본격화된다.

NHN,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국내 대형 인터넷업체들은 신규 서비스가 급증하면서 IT자원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게 됨에 따라 이에 대한 효율화 방안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수행 중이다. 두 기업 모두 가상화 기술 도입에 적극적이다. NHN은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작업도 준비 중이다. e베이옥션은 국내에 아시아 통합 데이터센터 구축을 검토 중이다.

 

 ④물류·유통·운송

 물류업계도 올해 정보화 구축에 바쁜 한 해를 보냈다. 특히 해외 물류 네트워크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글로벌 ERP 구축이 본격화 된 것이 특징이다.

 범한판토스가 현재 글로벌싱글인스턴스 ERP 구축을 위한 프로세스 혁신을 진행 중이다. 하나로TNS는 전 세계 재무·인사 시스템과 기존 물류 시스템을 연계한 글로벌 ERP시스템을 가동했다. 또 세방은 운송 화물을 온라인으로 실시간 축적할 수 있는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통합 가시성 시스템을 구축했다. 글로비스는 보다 효율적인 물류 운송이 가능하도록 운송관리시스템(TMS)을 구축했다. 이외에도 CJ GLS 등 물류 회사들은 IT자원 효율화를 위해 가상화 등을 적용하기도 했다. 국토해양부 등 정부도 물류 선진화를 위해 물류·무역 정보망 등 국가 물류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유통업계에서는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들이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IT투자가 활발했다.

 우선 롯데, 현대, 신세계 등 국내 대형 빅3 백화점은 고객 마케팅 역량 강화를 위해 고객관계관리(CRM)시스템 고도화 및 세분화를 추진했다. 단품관리강화시스템, 객수정보시스템 등의 정보시스템을 통해 얻어진 데이터를 마케팅 차원으로 적극 활용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내부적으로 지식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그룹웨어 강화 및 프로세스 효율화도 추진했다. 삼성플라자를 인수한 AK플라자도 IT통합을 완료하고 데이터웨어하우스(DW)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 삼성테스코의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할인점들도 공격 경영을 위한 IT투자를 확대했다. 이마트는 시점관리시스템(POS) 개선을 통해 계산시간을 단축했으며 재고의 선입선출 관리로 최적화했다. 또 홈플러스는 매장효율화를 위한 SRD(Space, Range, Display)에 주력했다. 롯데마트는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 한국과 중국에 모바일 오피스를 구현했다.

운송업계는 경기침체로 IT투자가 많지는 않았다. 대한항공 ERP 프로젝트가 최대 규모의 IT사업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새로운 데이터센터 건축을 통해 정보시스템을 통합했고, 제주항공은 국제선 취항으로 인해 일부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했다. 인천공항공사도 올해 ERP 구축에 착수했다. 해운업계 중 한진해운은 기존에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후 내부 효율화를 추진했다. 현대상선은 ERP 구축을 위한 프로세스 혁신(PI)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⑤전기·전자·자동차·중공업

 국내 대표적 전자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해 최대 화두는 글로벌 ERP를 통한 시스템 통합 및 연계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글로벌싱글인스턴스(GSI) ERP 프로젝트를 올해 완료한다. 내년 1월 1일 본격 가동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을 먼저 구축 완료하고 미국 법인 및 동남아 독립국가연합(CIS) 등 지역으로 구축을 확산해 프로젝트를 마무리 중이다. LG전자도 지난 2007년부터 시작한 GSI ERP 구축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확산해 나갔다. LG전자는 지난해 호주, 영국, 독일, 캐나다 등의 해외법인 구축에 이어 올해 미주, 남미, 중동지역의 해외법인을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현대기아자동차도 지난 2007년부터 착수한 ERP 프로젝트를 지속 추진해 해외공장 및 본사, 아산공장에 구축을 완료하고 미국 등 해외법인을 대상으로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삼성전기도 올해 말까지 국내 본사 및 국내 법인을 대상으로 글로벌 ERP를 구축하고 있다. 내년부터 해외 법인 대상으로 글로벌 ERP 통합을 추진할 방침이다. LS전선은 지난해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생산법인을 대상으로 글로벌 ERP 구축을 완료했다. 올해는 미국, 영국, 일본, 중국 등 판매법인을 대상으로 글로벌 ERP를 구축 중이다. 내년에는 인도, 말레이시아 등 해외법인을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외에 두산인프라코어가 유럽, 중국 지역에 이어 남미와 인도 지역을 대상으로 GSI ERP를 진행하고 있다. 만도와 LG이노텍도 각각 현재 진행 중이거나 준비 중이다. 또 하이닉스반도체는 ERP 서버의 다운사이징을 통해 유닉스 서버로 교체하고 유지보수 비용 효율화를 꾀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부터 차세대 PLM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LG전자도 내년 초 PLM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한 계획에 돌입했다. 만도는 올 하반기부터 기술정보공유프로젝트를 통해 PLM 혁신을 추진 중이며, 현대기아차는 오랜 기간 검토해 온 PLM 프로젝트를 내년 본격화할 계획이다.

 글로벌 SCM 강화를 통한 재고감축 시도도 이어졌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유럽법인의 글로벌 SCM 시스템을 고도화 중이다. GM대우는 전자태그(RFID)를 접목한 uSCM시스템을 통해 공급망 효율화를 꾀하기도 했다. 삼성전기는 올초 SCM TFT를 통해 전사 체질 혁신을 시도했으며, 두산 전자BG도 연말 SCM, 생산관리시스템(MES)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또 올해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잇따라 공급망계획(SCP), 생산계획스케쥴링(APS) 시스템 구축을 통해 연말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⑥식품·의류·생활용품·화장품

 올해 식품, 의류, 생활용품 등 생활소비재(CPG)업체들의 공통된 핫 이슈는 제품수명주기관리(PLM) 시스템 구축과 SCM 고도화였다.

농심, CJ제일제당 등 지난해 SCM 시스템을 구축한 식품 기업들은 올해 생산계획 정확도를 높이고 프로세스도 혁신하는 등 고도화 활동에 돌입했다. 풀무원은 올초 제안관리 및 신제품 개발을 위한 비즈니스프로세스관리(BPM) 시스템을 구축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였다. 서울우유도 전사 업무를 자산화하는 BPM 프로젝트를 올 초 완료했다.

PLM 구축도 활기를 띠었다. 특히 식음료업계는 개발납기 단축과 정보공유를 위한 PLM 요구가 높았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고 히트상품으로 꼽히는 칠성사이다에조차 축적된 정보가 없다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국내 음료업계 최초로 PLM 시스템을 구축, 올 가을에 가동했다. 지난해 PLM 시스템을 가동한 농심에 이어 최근 대상주식회사가 PLM 시스템 구축에 착수했다. 현재 CJ제일제당도 PLM 시스템 구축을 준비 중이다. 게스는 올해 상반기 PLM을 도입해 자재구매 효율을 높이고 개발기간을 단축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데이터를 소통시키고 디자인 및 개발과정부터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도 PLM 시스템 구축을 위해 패키지 솔루션을 검토 중이다.

ERP 구축 및 고도화도 올해 CPG 업계의 공통된 관심사였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초 글로벌 ERP 통합을 완료한 데 이어 지난 8월 ERP 버전 업그레이드도 완료했다. LG패션, 농심, CJ제일제당, 풀무원, 대상은 앞서 국내 ERP를 가동한 데 이어 현재 글로벌 ERP 시스템 통합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대형 할인점이 자사의 브랜드로 제품을 출시함에 따라 CPG 업체들에게 CRM 고도화가 주요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통합 CRM 시스템 구축을 추진했고 제일모직도 마이닝기법을 도입해 CRM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이와 함께 애경산업은 올해 초 판촉 여사원시스템을, 유니레버코리아는 올해 말에 필드정보시스템을 가동한다. 제일모직은 통합 고객목소리(VOC) 시스템 구축으로 소비자와의 소통을 확대하기도 했다.

CPG 업체는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통합커뮤니케이션(UC) 구축도 적극적이다. CJ제일제당, 아모레퍼시픽이 UC를 가동했고 풀무원과 애경산업이 UC 도입을 현재 준비 중이다. 유한킴벌리도 내년 도입을 검토 중이다.

 

 ⑦건설·철강·조선

 국내 건설사들은 올해 해외에서 대규모 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면서 IT시스템의 중요성을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체감했다. 해외 사업의 경우 단순 시공 사업이 아닌 설계·조달·시공(EPC)을 모두 포괄하는 형태의 프로젝트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런 대규모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선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이에 건설사들은 글로벌 표준화에 기반한 프로젝트 관리체계를 강화하는데 집중했다. 특히 글로벌 표준에 기반한 ERP 시스템과 효율적인 현장 관리를 위한 협업 시스템 구축이 활발히 진행됐다. 현대건설, 삼성건설, 포스코건설, SK건설, 롯데건설, 대림산업 등 국내 대표 건설사 대부분은 올해 ERP를 비롯해 경영정보시스템(MIS), 프로젝트관리시스템(PMS) 등 전사 업그레이드 작업을 추진했다.

조선업계는 대형 조선소를 중심으로 조선소 전체를 IT로 무장하는 ‘디지털 쉽 빌딩’ 체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이는 몇년전부터 계속 이슈화돼 왔지만 특히 올해 정부 지원으로 조선IT 융합 기술 개발과 협력 업체와의 협업 환경 구축이 활발히 진행됐다. 또 조선업계는 올해 조선산업에 맞는 PLM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많은 관심을 뒀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PLM 시스템 구축을 진행하고 있으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STX조선 등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올해 공장 증설로 조강생산량을 크게 확대하면서 생산물류시스템 등 공장자동화 관련시스템 구축에 열을 올렸다. 포스코는 해외에 생산 공장을 추가하면서 생산관리시스템(MES) 등을 추가적으로 구축했고 후발업체인 현대제철, 동국제강, 동부제철 등도 새로운 공장 가동을 위한 ERP, MES, APS 등을 구축 완료했다.

 이들은 이번 공장자동화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기존 전사 IT 인프라와 함께 업무 프로세스도 혁신하는 등 디지털 경영체계를 구축하는데 주력했다. 특히 2000년대 초반부터 앞서 대규모 PI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던 포스코와 유사한 경로로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의 후발 업체들이 단계별로 뒤쫓고 있다. 한편 포스코는 계열사의 IT 인프라를 통합하고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자사의 혁신 활동을 계열사 및 협력사에 확대 적용해 경쟁력을 높이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⑧제약·의료·교육

 올해 제약사들의 최대 비즈니스 이슈는 의약품 제조 전반에 걸쳐 새롭게 강화된 품목별 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GMP)에 맞춰 국제 수준의 품질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따라서 많은 제약사들이 공장을 새로 짓거나 기존 공장을 리모델링하면서 제조 분야 전반에 걸쳐 시스템 혁신 작업에 나섰다. MES와 품질관리시스템(LIMS)을 비롯해 ERP, 전자문서관리시스템(EDMS), 프로젝트관리시스템(PMS) 등 전 영역에 걸쳐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졌다.

이중에서도 ERP 시스템이 가장 활발히 구축됐다. 새로운 GMP 제도가 의약품의 품질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치는 정보 기록, 전송, 표시, 처리, 평가, 출력 등의 정보를 기록 또는 저장하는 컴퓨터시스템밸리데이션(CSV)을 의무화하면서 ERP 도입이 가속화됐다.

 올해만 해도 중외제약과 종근당 등이 ERP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동국제약과 보령제약 등이 검토 중이다. 이 외에 한미약품이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전 의약품에 전자태그(RFID)를 부착해 생산에서부터 최종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의약품의 이력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이력관리시스템을 가동해 관심을 받았다.

올해 대학들은 경기 침체 속에 재정난이 가중되면서 IT 투자에 적극적이지 못했다. 기존 정보시스템을 개선하거나 대대적으로 대학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대학도 많지 않았고 몇년간 이슈화됐던 ERP 시스템 구축 사업도 잠잠했다. 올 연말 부경대, 충남대, 경상대 등 지방 소재 국공립대학이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에 나서면서 대학정보화 시장이 오랜만에 활기를 띄고 있다. 반면 올해 대학가에서는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화됐던 DDoS 공격 등 보안 체계를 강화하는 데는 상대적으로 많은 투자가 이뤄졌고 내년에도 이런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대학들이 올해부터 학교운영과 졸업자 취업 현황 등 관련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하는 대학정보공시제가 실시되면서 각종 통계자료와 추이분석 등을 위한 BI 솔루션 도입도 늘어나고 있다.

  신혜권·성현희·유효정기자 hk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