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기기 중심 사업모델 발굴 잇따라
‘아이폰’ 열풍이 국내 벤처산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앱스토어로 콘텐츠 개발이 크게 인기를 끈 데 이어 아이폰 한국 상륙을 계기로 관련 하드웨어 등 새로운 사업이 잇따라 창출됐다. 아이폰 특수에 소규모 아이디어 벤처기업이 순발력을 발휘하는 격이다. 벤처캐피털 업계도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라며 벤처 발굴에 적극 나설 채비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출시 10일 만에 아이폰 판매대수가 10만대를 돌파하자 아이폰 비즈니스 발굴에 나선 벤처업체가 늘어났다. 벤처업계는 개방형 비즈니스 생태계를 지향하는 사업 특성상 아이폰 한국 토착화 과정에서 성공을 거두게 되면 중소기업도 글로벌 비즈니스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아이큐브(대표 강성재)는 내년 1·2월께 아이폰 전용 DMB TV수신기(Tivit)를 공개한다. 국내에서는 휴대폰으로 TV를 보는 것이 보편화했지만 아이폰에 TV 기능이 없다는 데 착안, 지난해부터 개발해왔다. 와이파이를 통해 DMB TV를 수신하는 것으로 수신기는 보조 배터리 역할도 한다. 강성재 대표는 “스마트폰이 개인 장치로 기능이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고 비즈니스를 찾는 과정에서 DMB 기능을 개발했다”며 “아이팟의 수많은 액세서리에서 볼 수 있듯이 아이폰을 응용한 사업이 다양하게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폰의 한계로 지적되는 배터리 문제를 극복한 제품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아이폰 배터리는 착탈식이 아닌데다 대기시간이 길지 않아, 게임·동영상을 많이 이용하는 한국 소비자에게 큰 불만 요인이다. 그린파워전자(대표 손진섭)는 스피커 기능이 있는 아이폰용 배터리팩을 다음 달 초 출시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박상보 이사는 “아이폰은 배터리가 큰 약점이다. 배터리 문제 해결과 함께 한국 소비자 취향에 맞게 스피커 기능을 추가해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설립한 2인 벤처기업 신지모루(대표 정찬호)도 차량의 카세트 데크를 이용해 아이폰을 충전하고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 중이다.
은행들이 아이폰 모바일뱅킹에 속속 나선 가운데 ‘아이폰+금융’ 비즈니스도 등장했다. 포비커(대표 고종옥)는 KB국민은행과 함께 아이폰 전용 쿠폰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국민카드 고객이 솔루션을 앱스토어에서 내려받은 후 국민은행으로부터 쿠폰(KB카드 쿠폰북)을 받아 사용한다. 아이폰을 가맹점 리더에 대면 할인과 같은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벤처캐피털 업계도 아이폰 후방 비즈니스 활성화에 신생 우량 업체가 다수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문규학 소프트뱅크벤처스 사장은 “아이폰 등 스마트폰 등장은 모바일 인터넷 환경을 완전히 바꾸는 ‘쓰나미’”라며 “기존 산업이 변화하고 혁신하는 것은 벤처투자자에게 기회”라고 평했다.
김준배·조정형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