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장 출범 `국가정보전략위원회` 과제는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가 8일 민간위원 위촉식을 갖고 정식 출범함에 따라 범 국가 차원의 정보화 정책 수립과 조율업무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늦장 출범’과 ‘정체성 모호’ 등의 논란 속에 위원회가 발족하면서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당장 집권 2년 가까이 정보화 분야에서 이렇다할 색깔을 내지 못한 MB정부의 정보화 어젠더를 하루 빨리 가시화하지 않으면 우려대로 유명무실한 조직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위원회는 우선 애매모호한 정체성 논란부터 불식시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국무총리실 산하 정보화추진위원회에서 대통령실 직속으로 격상된만큼 이에 걸맞은 위상을 초반에 정립하는 것이 첫번째 과제로 꼽힌다. 기존의 공공 및 행정정보화뿐만 아니라 민간정보화 지원사업까지 아우를 수 있는 거버넌스 기능을 강화해야 진정한 ‘국가정보화 컨트롤타워’로 우뚝 설 수 있을 전망이다.

 위원회는 이날 위촉식을 시작으로 오는 15일 첫 회의를 갖고 운영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첫 회의부터 위상 문제는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민간위원들도 입을 모으고 있다. 향후 유관 부처와 공동보조를 맞추는데 청와대나 국무총리실 등의 힘이 실려야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위원회 발족으로 ‘MB정부 정보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정책을 조기에 가시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MB정부는 그동안 지난 정부의 구축 위주의 정보화 정책에서 탈피해 활용과 연계를 강조했다. 또 정보화를 통한 공공기관 내부의 프로세스 개선보다는 대민 서비스에 우선 순위를 두고 정책을 펼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이 같은 기조에 맞춰 가시화된 정책은 민원서비스선진화와 같은 국가경쟁력위원회 과제 정도라는 것이 업계와 학계의 시각이다.

 정보화 관련 협단체 한 임원은 “활용과 연계라는 방향성에는 대부분이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과제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기존 정책마저 위축돼 지난 정부에 비해 정보화가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업계 정서”라고 꼬집었다.

 정보화추진위원회 등에서 활약했던 한 교수는 “결국 구체적인 정책은 전문가 집단으로 운영될 실무위원회가 얼마나 내실있게 운영되는가가 관건”이라며 “실무위원들에 보다 많은 동기를 부여하고, 아이디어 제기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날 간담회에서 “부탁하고 싶은 말은 이 위원회가 형식적인 위원회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라며 “모든 위원회가 1년에 한두 번 회의를 하고, 대통령을 만나 얘기하고 헤어지기에는 너무나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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