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Case Study - 국민은행 `KB탄소배출관리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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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이 전 영업점과 본부부서의 탄소배출량을 측정하는 탄소배출량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동안 금융권에서 그린IT 구현을 위해 데이터센터에 대한 전력효율화를 추진한 적은 많지만 이번처럼 탄소배출량관리시스템을 직접 구축한 것은 매우 드문 사례다. 특히 전행적으로 적용된 것은 국민은행이 처음이다. 앞서 대구은행이 관련시스템을 구축해 일부 적용 중이다. 이 때문에 국민은행 KB탄소배출량관리시스템은 금융권을 비롯한 많은 기업으로부터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실제 에너지 사용량 전산화에 초점=국민은행은 지난 2월 경영연구소 산하에 녹색금융·경영추진단을 설립했다. 이는 본격적인 환경경영을 펼치겠다는 강정원 행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실제 추진단장도 행장이 직접 맡고 있다. 추진단을 통해 국민은행은 본격적인 환경경영 과제 발굴에 나섰다.

국민은행이 환경경영에 적극적인 이유는 환경경영을 펼치고 있다는 대외 이미지를 확고하게 하기 위해서다. 또 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아태지역 편입과 DJSI 월드 편입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환경경영이 매우 중요해졌다.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참여로 인해 탄소배출량도 공개해야 했다. 국민은행은 이러한 요구로 인해 실질적인 환경경영을 추진하기로 했고 그 첫 과제로 탄소배출관리시스템을 구축하게 된 것이다.

추진단은 KB탄소배출량관리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과제로 선정해 지난 4월에 사업계획에 반영했다. 이후 국내외 벤치마킹을 시작했다. 그러나 국내외 금융권에서 이러한 사례가 드물어 벤치마킹을 하는 데 한계가 많았다. 이는 제조업과 금융업의 업무 프로세스가 전혀 달라서 각 업종별로 적용되는 탄소배출량관리시스템 구조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2개월간의 사전연구를 거쳐 7월부터 본격적인 시스템 구축이 착수됐다. 당시 프로젝트 전체 방향과 업무요건분석, 설계는 추진단에서 맡았고 시스템 구축은 IT본부와 KB데이타시스템이 담당했다. 별도 패키지 솔루션 도입 없이 모두 자체 개발로 이뤄졌다. 프로젝트는 4개월 반 동안 진행돼 11월 중순에 완료됐다. 프로젝트의 가장 핵심 사항은 무엇보다도 탄소배출량 산출을 위한 에너지 사용량을 전산화 하는 것이다. 그동안 에너지 사용 비용은 회계처리를 위해 전산화됐지만 실제 에너지 사용량, 즉 몇 킬로와트(KW)를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는 전산화가 이뤄져 있지 않았다.

따라서 에너지 사용량에 대한 전산화에 집중했다. 그러나 에너지 사용량에 대한 전산화를 위해서는 국민은행이 사용하는 건물 소유 형태별 다양한 고지 유형과 에너지 종류별, 사용등급별 각기 다른 과금체계 등이 반영돼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결국 사전에 철저한 요건분석을 거쳐 수많은 변수를 반영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KB탄소배출량시스템은 종합물자시스템, 고정자산관리시스템, 차량관리시스템, 인사정보시스템과 연계를 통해 복사지 사용량, 점포 및 자동화기기현황, 차량용 연료 사용량, 조직정보 등을 취합할 수 있게 구성돼 있다. 이를 기반으로 배출원별 사용량을 입력하게 해 이를 지급결제시스템과 연동시켰다. 이를 통해 에너지 사용량이 정확하지 않거나 누락될 경우 지급결제가 이뤄지지 않게 했다.

◇사은품 등 배출원 추가 입력하는 개선 추진=KB탄소배출관리시스템이 적용되는 건물은 명동과 여의도 본점, 세우회빌딩, 광화문사옥, 여의도전산센터, 염창·종암전산센터, 대전콜센터, 4개 연수원 등이다. 또 측정 가능한 탄소배출 요인은 본점과 1300여개의 지점의 전기, 1600여대의 전행 업무용 자동차 유류, 난방용 유류, 일반용 LPG, 지역난방, 상수도, 복사지 등이다. 이 중 전체 사용량의 94%를 차지하는 전기사용량에 대해서는 검증할 수 있는 장치까지 마련했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은 탄소배출관리지침도 만들었다. 이 지침에는 탄소배출량을 관리하는 관리조직, 이산화탄소 배출량 산정 및 관리, 이산화탄소 배출 목표량 및 상쇄실적 관리, 관련 보고사항 등에 대한 프로세스가 마련돼 있다.

국민은행은 KB탄소배출관리시스템에 대한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외부적으로는 경영효율화를 추진하고 내부적으로는 탄소배출량 감축을 통한 비용절감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연초 경영효율화를 위해 추진했던 뉴스타트 운동에 대한 계량적 분석 툴로도 활용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국민은행은 지속적으로 시스템 개선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먼저 올해부터 업무용 차량 중 리스 만기 차량은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교체되는데, 현재 리스 차량은 LPG를 사용하고 있어 이를 반영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수정해야 한다. 일부 사은품이나 추가 탄소배출원에 대한 계량 부분을 추가로 입력하는 개선도 이뤄질 예정이다. 초과 탄소배출량에 대한 상쇄 부분도 시스템 개선을 통해 반영한다.

【미니인터뷰】강경훈 녹색금융·경영추진단 사무국장

- 은행은 제조업과 달리 탄소배출에 대해 자유스럽지 않나.

▲ 은행의 경우 천개 이상의 영업망을 갖고 있다. 또 거래고객에게는 탄소저감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이 스스로 탄소배출을 감축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당장의 규제나 의무사항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에게 환경경영에 대한 진정성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 직원에 대한 변화관리는.

▲ 국민은행은 녹색금융·경영추진단을 설립하면서 녹색경영을 기업문화로 승화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내부 인트라넷에 환경경영 정보공유 코너를 만들어 환경경영에 대한 직원들의 공감대를 넓혀 나가고 있다. 또 각종 교육이 있을때 추진단에서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교육하기도 한다.

- IT자산 활용은 어떻게 했나.

▲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별도로 IT자원을 구매한 것은 없다. 패키지 솔루션 도입 없이 자체개발로 추진했다. 당시 일부 IT업체가 제안을 하기는 했지만 금융업 프로세스에 맞는 솔루션은 없었다. 그리고 하드웨어에 대해서도 기존 유휴장비를 활용했다.

- 향후 상품화 할 계획은 없는지.

▲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추진단도 그렇고 IT본부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금융권에서 드문 사례여서 더 많은 공부를 하게 된 것 같다. 최근 KB탄소배출관리시스템에 대해 외부에서 많은 문의를 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상품화에 대해 고민할 수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이에 대한 계획은 없다. 대신 내년에는 ISO9001 인증 획득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그 이후에는 환경경영인증인 ISO14001에 대한 인증획득도 추진하게 될 것이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