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오션포럼 2009 특별 좌담회] 스마트그리드로 창출하는 미래 비즈니스

Photo Image

 그린오션포럼 2009가 지난 25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기후변화중립시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잡아라:스마트그리드’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주제에 맞게 스마트그리드를 통한 새로운 사업모델 발굴이 최대 이슈였다.

 스마트그리드는 이미 전력망의 지능화를 넘어 국가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기엔 정부와 기관·기업·연구 및 학계·시민 등 우리나라가 전체가 참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 방방곳곳에 신경망처럼 깔린 전력망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이라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지원은 물론이다. 제주 실증단지 사업에만 주요 대기업을 필두로 180개 업체가 참여한다.

 스마트그리드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는 이미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주요 선진국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기회를 잡아야 한다. 그린오션포럼2009에 참석한 해외 스마트그리드 전문가들과 함께 스마트그리드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과 선결 과제 등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회(전자신문 그린데일리 부장)=스마트그리드는 일반인들에겐 아직 생소하기도 하지만 전력망과 정보기술(IT)가 결합해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오늘 스마트그리드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기 위해 각국에서 전력과 스마트그리드 정책을 세우는 데 기여한 전문가들을 모셨다. 나라마다 스마트그리드 정책을 추진하는 목적과 앞으로 스마트그리드가 선보일 미래상은 무엇인지, 비즈니스모델 창출과 성공을 위한 핵심 이슈는 무엇인지 국내외 전문가들과의 토론을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먼저 스마트그리드는 단순히 전력망의 지능화를 뜻하기도 하지만 미래의 새로운 성장동력이기도 하다. 국가별로 스마트그리드를 추진하는 목표가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알샤드 만수르(미국 전력연구센터(EPRI) 송배전사업부 부사장)=미국에서 스마트그리는 전력망 전체를 일컫는다. 하나의 거대한 산업이다. 스마트그리드 전 분야에 걸쳐 1600억달러가 투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 R&D와 전력망 배치에 들어간다. 미국의 경우 송전망이 40년 됐지만 송전망 교체비용이나 신재생에너지 설치비용 등은 제외된 금액이다.

 ◇김재섭(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장)=스마트그리드는 토털 솔루션이다. 한국의 경우 5가지 비즈니스모델에 중점을 두고 있다. 스마트 파워그리드, 스마트 트랜스포테이션, 스마트 리뉴어블, 스마트 플레이스, 스마트 일렉트릭시티 서비스다. 스마트 파워그리드가 하나의 큰 하드웨어라면 스마트 일렉트릭시티 서비스는 이를 움직이는 시스템이고, 나머지는 운영 콘텐츠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전력IT나 중전기·가전·건설 등 우리나라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레지스 호도리(프랑스 AREVA T&D 스마트그리드 프로그램 총 책임자)=국가별로 프로젝트는 있지만 유럽연합(EU)의 목표는 전력망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다. 다음은 신재생에너지를 기존 전력망에 병합시키는 것이다. 2020년까지 전체 전력수요의 2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게 목표다. 스마트 시티도 하나의 모델이다. 스마트 교통과 수요반응(DR), 신재생에너지 사용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향후 투자금액만 1000억 유로에 달한다. 이중 200억유로는 전력망에 투자되고 800억 유로는 스마트 시티 구현에 들어간다.

 ◇다다 요시후미(일본 신에너지 산업기술개발기구(NEDO) 프로젝트 코디네이터)=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에너지로 추진하는 것이다. 2030년까지 스마트그리드 구축사업을 완료하는 게 목표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유동적이고 불확실한 신재생에너지를 전기사업자들이 선호하게 만드는가다.

 ◇사회=최근 정책과 산업의 연계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는 투자의사 결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투자를 유인하는 것은 이들의 긴밀한 협력관계가 바탕이 된다. 어떠한 방법이 있는가.

 ◇만수르 부사장=미국과 한국의 차이는 바로 전기사업자다. 한국은 공기업이 독점하는 반면 미국은 민간 사업자만 500개가 넘는다. 정부와 산업계가 협력해서 표준을 마련해 투자 위험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정부의 투자는 세금으로부터 나오고 결국 투자원은 미국 국민이다. 마치 전기사업자가 투자하는 것처럼 보여도 결과적으로는 사회전체가 부담하는 것이다.

 ◇레지스 총책임자=유럽과 미국은 상황이 비슷하다. 투자비용은 사회 전체가 부담하는 것이다. 유럽에서는 각 국가마다 규제가 다르지만 미국과 같이 전력회사 주도로 투자가 이뤄진다. 특히 배전 쪽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투자하고 싶을 땐 규제기관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 그래도 결국은 투자한 돈이 제조업체로 가는 건 일부 사실이다. 프랑스 남부에서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위험이 있지만 성공할 경우 지속적으로 사업기회가 생긴다. 하지만 장기간 사업이라 경영진 설득이 어렵다. 이를 위해 표준이 먼저 제정돼야 한다.

 ◇다다 코디네이터=민간분야에서 사업 기회 창출을 위한 노력과 함께 표준화를 원하고 있다. 정부는 민간 부문의 기술 상용화 확대를 위해 표준화 지원을 하려 한다.

 ◇김재섭 단장=한국의 경우 주요 정책은 국가 로드맵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해 국가차원의 큰 그림을 그리고, 기업들은 거기에 맞는 투자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산업의 발전 속도와 세계 정세를 반영해 로드맵을 늘 수정해 가면서 국가 전체를 균형 발전 시켜 나갈 예정이다. 이런 점에서 지금 추진 중인 제주 실증단지가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 아래 많은 컨소시엄들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실증하고 앞으로 국내 보급은 물론 해외 수출의 기반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문제는 정부의 정책 자체가 산업계가 필요한 시점에 맞게 지원되느냐다. 여기엔 간격이 존재한다. 이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스마트그리드가 사실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비즈니스 모델 찾는 게 모순일 수도 있겠지만, 국가별로 어떤 비즈니스 모델이 있는지. 혹은 성공사례가 있는가.

 만수르 부사장=우선은 전력망 현대화에 주력해야 한다. 인프라가 구축된 후에 소규모 에너지원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다. 발전소 자체를 짓는 게 아니라 통신인프라를 통해 여러 개의 작은 발전소에서 나오는 전력을 모으거나 수요관리, 효율 향상을 통해 마치 대규모 발전소를 짓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가상발전소의 개념이다. 에너지 솔루션 개발업체인 에너녹이 좋은 예다. 에너녹이 구매한 에너지원 중 절반 정도는 발전에 의한 게 아니라 효율 개선과 수요반응(DR)으로 전력을 생산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낸 것이다.

 ◇레지스 총책임자=두 가지가 있다. 신재생에너지를 전력망에 병입시키는 것과 신재생에너지에 의해 생산된 전력을 화석연료에 의한 것과 같은 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발전회사나 시스템오퍼레이터들은 IT에 투자한다. 에너지 효율 향상과 수요반응은 모두에게 이익이 되며 특히 소비자는 10∼15% 정도 저렴하게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

 ◇다다 코디네이터=아직 스마트그리드를 통한 비즈니스는 없다. 전력망의 하드웨어 측면과 IT를 결합하는 것은 IT 산업에 있어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이 새로운 비즈니스는 스마트그리드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다.

 사회=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 걸림돌이나 제약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어떤 게 있고, 이를 해결하는 방안은 무엇인가.

 ◇만수르 부사장=전기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있다. 스마트그리드를 통해 얻은 이익은 발전과 송전, 배전 부문에 모두 돌아가는데 투자는 한 회사가 한다. 정보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발전의 경우, 발전은 측량할 수 있지만 수요반응이나 에너지효율은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 이익을 모두에게 돌아가게 하는 게 중요하다.

 ◇레지스 총책임자=전체적으로는 미국과 유사하다. 전기사업자들은 보수적이라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 스마트그리드에 대한 가치를 이해하고 있는 건 경영진이다. 이를 위한 설득작업이 필요하다. 대규모 시범 프로젝트 전에 소규모 사업을 거친 후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중요한 건 장기적인 이익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김재섭 단장=스마트그리드는 중장기적인 사업이라 미래 예측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 예측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목표치를 정하는 것은 물론 수익과 비용을 예측하기도 어렵다. 법·제도적 기반 마련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것도 문제다. 또 소비자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는 스마트그리드의 성공과 직결된다. 융합산업인만큼 유관기관,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다다 코디네이터=IT의 비용이다. IT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변화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언제 스마트그리드에 투자를 해야 하는지 그 타이밍을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

 정리=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