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에서 거사를 일으킨 지 100주년이 되는 의미 깊은 해다. 안중근 의사의 깊은 사상 중에 ‘동양평화론’이 있다. 한·중·일 3국이 연대하고 제휴하면서 다자간 협의기구 성격을 띤 평화론이며, 공동번영을 위한 제안이었다. 비록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그 형태가 현재 유럽연합이나 해외의 지역국제연합의 유사한 형태와 너무도 흡사해 놀라울 따름이다.
최근 이러한 ‘동북아 공영’을 위한 움직임이 다양한 형태로 일어나고 있다. 한국과 중국, 일본 국민이 타 문화를 바라보는 시선도 많이 개선됐다. 한국에서나 일본에서나 중국 모두 어디를 가도 다양한 나라의 문화와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IT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10월에는 한·중·일 3국의 공개 소프트웨어(SW) 정보교류를 강화하기 위한 협력회의를 일본 도쿄에서 개최했다. 3국의 관련 정부 기관 부처뿐 아니라, 민간 기업의 기업 전문가들이 모여서 공개 SW 공동 발전을 논의하고, 향후 연구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서였다. 게임 분야에서도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e스포츠대회를 개최함으로써 3국 게임의 전문가들이 상호 교류와 공감을 바탕으로 협력을 강화하는 등 최근의 각국 관련단체의 활발한 행보가 두드러진다.
지난 12일에는 ‘한·중·일 모바일 국제 콘퍼런스 코리아 2009’가 한국에서 개최됐다. 이는 한국과 중국, 일본의 3국의 모바일 관련 민간 기업과 협·단체가 모여 동북아의 모바일 발전과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자 하는 첫 번째 국제회의 겸 동향 보고회였다. 각국의 현재 상황을 알려주고 향후 삼국 협력을 원하는 요구를 파악하는 자리로 최근에 설립된 ‘한국 무선인터넷 산업연합회(MOIBA)’가 주관하고 중국의 GWC(Great Wall Club)와 일본의 MCF(Mobile Content Forum)가 공동 주관했다.
이 자리에는 중국의 TD-SCDMA 포럼 의장과 중국모바일협회(CMCA) 등의 회장단도 방문해 중국 모바일 영역의 동향을 이야기하며 국내 기업의 많은 관심과 협력을 구했다. 일본의 MCF에서도 해외사업 추진부 회장 및 고문, 회원사의 회의 참석해 발표과정 내내 3국의 협력과제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했다. 국내에서도 단말기 제조사·이동통신사·다양한 콘텐츠 기업뿐만 아니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업계 CEO의 무선인터넷 발전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3국 대표들이 모바일 산업 발전을 위해 의견을 교환하는 명실상부한 모바일 3국의 국제 협력회의였다. 분야별 비즈니스 미팅에서 각국 기업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점도 좋았다. 한·중·일 3국의 향후 모바일 발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교환으로 각 국가의 기업, 관련 전문가 간의 교류·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여 향후 국내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무선인터넷 발전과 협력의 기초를 마련했다고 판단된다.
내년에는 중국에서 회의가 열린다. 모바일 분야의 국제 공조가 더욱 굳건하게 되는 계속 한·중·일 협력은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날 것이지만, 이번 ‘한·중·일 모바일 국제 콘퍼런스 코리아 2009’는 IT 분야에서 이들 3국이 향후 먹거리를 찾는 같은 목표를 두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모바일 분야의 동북아 공영’을 만들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최재홍 강릉원주대학교 교수 inform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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