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들이 올해 국내 LCD 패널 업체들의 신규 투자 축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방할 전망이다.
지난 상반기까지 비록 소규모지만 작년 수주 물량이 이어진데다 LCD 시황 회복에 힘입어 3분기부터는 서서히 신규 발주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품 다변화와 수출 확대 노력도 한 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수년간 극심한 투자 가뭄에 시달려왔던 반도체 장비 업계와 비교해도 대조적인 회복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자회사이자 반도체·LCD 장비 업체인 세메스(대표 김형문)와 설비 협력사인 에스에프에이(대표 배효점)은 올해 3000억원 선의 매출을 달성할 전망이다. 이들 양사는 지난해 나란히 매출 4000억원을 돌파하면서 국내 최대 장비 업체로 등극했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삼성전자가 신규 투자를 줄이면서 세메스는 지난 3분기 누적 매출 1876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3분기까지 디스플레이 장비 생산라인 가동률이 46%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가 살아나면서 4분기 예상 매출은 10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삼성전자 LCD사업부의 주력 설비 업체인 에스에프에이도 올해 3000억원 매출은 무난하다는 분석이다. 3분기 누적 매출은 1845억원에 불과했지만, 삼성전자가 올초 가동한 8-2 라인용 설비 매출이 4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물류 자동화 설비 분야에서 해외 수출이 선전하면서 제품 다변화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 연간 수출 비중이 두자릿수대에 달할 것”이라며 “LCD 설비 매출은 줄었지만 항공·물류 설비 등을 중심으로 제품과 해외 고객사를 다변화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 협력사들도 뚜렷한 실적 회복세다. LG디스플레이가 지분을 투자한 에이디피엔지어링(대표 허광호)은 드라이에처·검사기·진공합착기 등을 8세대 추가라인(P8E)에 공급, 올해 85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3분기 누적 매출(437억원)에 맞먹는 실적을 4분기에 기대하고 있다. 디엠에스(대표 박용석)와 탑엔지니어링(대표 김원남)도 P8E 물량 수주 및 해외 수출 본격화에 힘입어 작년과 비슷한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탑엔지니어링은 890억원, 디엠에스는 1500억원 선의 매출이 예상됐다. 디엠에스의 경우 지난해보다 매출 감소 폭은 컸지만 엔고의 영향으로 해외 수출 부문에서 환차익 효과를 얻어 이익률에서는 선방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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