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입자가속기 재가동 `초읽기`

스위스 제네바 인근에 설치된 세계 최대 규모의 대형강입자가속기(LHC:Large Hadron Collider)가 1년2개월 만에 양성자 충돌 실험 재개를 위한 초읽기에 들어갔다.

18일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 따르면 현재 LHC는 총 27 ㎞에 달하는 2개 원형궤도 가운데 한 쪽 궤도에서 양성자를 회전시키는 시험을 진행 중이며, 이달 중에 두 궤도에 모두 양성자를 투입한다.

양성자 빔의 회전이 안정화되고, 모든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내달 초 두 궤도의 양성자를 충돌시키는 실험이 실시된다.

CERN은 이번 양성자 충돌실험에서는 양쪽 궤도에 각각 0.45 테라전자볼트(TeV= 4천500억 전자볼트)씩, 총 0.9 TeV의 저에너지 수준으로 가동한다.

당초 CERN은 오는 20일 오후 양성자 충돌 실험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양성자 빔 회전의 안정성을 점검하느라 일정을 다소 늦췄다.

CERN은 지난해 9월 10일 10 TeV(5×5 TeV) 에너지로 첫 가동을 시작했다가, 초전도 자석 연결 부위 결함으로 9일 만에 가동을 중단한 적이 있기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재가동에 접근하고 있다. 당시 실험 중단으로 체면을 구긴 것은 물론, 총 1천624개의 초전도 자석 중 53개를 교체하는 데 무려 4천만 달러의 막대한 비용이 들었다.

LHC는 내달 중순 이후에는 2.2 TeV(2조2천억 전자볼트), 내년 초부터는 7 TeV, 10 TeV 등으로 에너지를 점차 높인 뒤 최종적으로 목표치인 14 TeV까지 끌어올리게 된다.

양성자 충돌 실험의 목적인 ’힉스(Higgs boson.모든 소립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입자)’를 관찰하는 것은 내년 이후 고에너지 실험에서 가능하다.

LHC는 내년 11월에는 납핵과 같은 중이온(Heavy Ion)을 충돌시켜 137억년 전 우주 대폭발(Big Bang) 순간을 재현하는 실험을 앞두고 있다.

실험에 참여하고 있는 심광숙 교수(고려대 물리학)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우주선으로 치면 발사를 위해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모든 조건이 순조롭지 못하면 NASA의 우주선 발사도 연기되듯이 LHC의 충돌실험도 중단될 가능성은 항상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재가동을 앞두고 LHC는 여러가지 사건과 해프닝이 벌어져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지난 3일 새 한마리가 물고 가던 빵 조각을 지상 전력공급 장치에 떨어뜨리는 바람에 LHC의 일부 구간에 합선이 일어나 전력 공급이 잠시 중단됐고, 지난달에는 LHC 실험에 참여한 핵 물리학자가 테러조직 알-카에다 북아프리카 지부와의 연계 혐의로 프랑스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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