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강남 서초 사옥 시대를 연지 17일로 1년을 맞았다. 창립 39주년인 지난해 11월 사옥을 서울 태평로에서 강남으로 옮긴 삼성전자는 새 사옥에서 조직과 경영혁신에 주도적으로 나서며 변화에 시동을 걸었다. 경기 불황이라는 악재에도 새 둥지를 튼지 1년 만에 경영혁신에 이은 실적까지 뒷받침되면서 화려하게 ‘강남시대’를 열었다는 안팎의 평가다. 녹색경영 비전 선포식, 창립 40주년 기념식과 비전 발표회 등 굵직한 행사를 열면서 서초 사옥이 삼성 새 메카로 자리잡았음을 대내외에 알렸다.
먼저, 서초 사옥은 크고 작은 혁신의 실험 무대로 한 몫했다. 지난해 10월 도입한 복장 자율화 등 조직·문화 개편이 1년여 만에 연착륙에 성공했다. 올해 1월 본사 인력 1400명 중 200명만 남기고 나머지 인력을 모두 생산·영업 현장으로 배치해 의사결정 시스템 속도도 크게 빨라졌다. 자율출근제 도입 등으로 성과와 업무를 중심으로 효율적으로 일하는 조직 문화도 자리를 잡았다.
변화는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4분기 7400억원 영업적자를 내며 불안하게 강남시대를 연 삼성전자는 1년도 안 된 올 3분기 4조2300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100조, 영업이익 10조원’ 동반 달성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9월 시작한 미국발 금융위기로 출발은 불안했지만 서초 사옥 시대를 열면서 악재를 말끔히 씻어 냈다.
특히 서초 사옥 홍보관 ‘딜라이트’는 강남의 랜드마크로 부상했다. 지금까지 약 40만명이 찾은 딜라이트는 관광·견학 코스로 자리매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신제품 출시에 맞춘 다채로운 행사를 비롯한 패션쇼, 사진전, 회화전 등 문화행사 장소로도 활용되는 등 강남의 명물이 됐다는 안팎의 평가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