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방송의 디지털 전환에 따라 공시청으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17일 KBS에 따르면, 디지털 공시청 설비 개선 신청을 마감한 결과 올 해에만 130단지 7만 8000여 가구가 공시청 설비 개선을 요청했다. 내년에는 신청이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 중이다.
공시청 설비는 안테나와 증폭기 등으로 이뤄진 시설로,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에서 세대별로 안테나를 설치하지 않아도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과거에는 이 설비가 국민의 시청권을 보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무용지물이 되다 시피한 상황이다.
아날로그 지상파 방송이 겹쳐보이기도 하고 옆에 건물이 들어서면 그 마저도 잘 보이지 않게 되는 등 문제가 많아, 무료인 지상파 방송을 보기 위해 유료방송에 가입하는 일이 일어난 것. 여기에 전 세대가 공동가입하면 저렴하게 유료방송을 이용할 수 있다는 유료방송 측의 마케팅 확산으로, 지상파 공시청 설비가 급기야 유료방송 공시청 설비로 바뀌는 일도 많았다. 이로 인해 지상파 방송을 유료방송을 통하지 않고 직접 수신할 수 있는 가구 비율은 10% 안팎인 것으로 업계와 정부는 추정하고 있다.
이와 달리, 디지털 방송은 공시청설비만 있어도 지상파 방송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게다가 올 초 아파트 관리비 중 장기수선충당금을 활용해 공동 설비를 개선할 수 있는 규정까지 만들어지면서 주민의 직접적 부담은 더욱 줄어들게 된 것도 수요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
KBS는 개선 비용 50%를 지원하고 있으며, 나머지 주민이 부담해야 하는 50%도 15년 이상된 아파트는 전액을 장기수선충당금으로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이를 활용하면 아날로그 지상파 방송이 종료된 이후에도 아날로그 TV를 갖고 있는 세대가 별도의 컨버터를 보유하지 않아도 방송을 볼 수 있게 된다. 공동주택별로 디지털방송신호를 아날로그로 한꺼번에 변환시킬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시청 설비 복원 움직임이 확산될 경우, 시청자는 보편적인 지상파 방송과 다채널 유료방송을 자신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KBS 관계자는 “디지털 시대에는 공시청 설비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며 “내년에는 두 배 이상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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