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눈(雪)으로 고기를 저장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눈 속에 닭을 묻고, 지독한 눈보라 속에서 밤새도록 관찰했다. 그리고 그때 얻은 병으로 얼마 후 사망했다. 산소를 처음 발견한 칼 셸레는 모든 화학 물질을 직접 맛보고 확인했는데, 비소 같은 독극물에 의해 세상을 떠났다. 또, 발명왕 에디슨은 경쟁자가 개발한 ‘교류’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사람들을 모아놓고 전기 의자로 개와 고양이를 태워 죽이는 실험을 공개했다.
천재적인 과학자들 중에는 엉뚱하고 괴팍한 행적을 남긴 사람이 많다. 이는 그들의 천재성과 엉뚱함이 서로 연결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최소한 엉뚱하고 괴팍한 행동의 이면에 호기심과 모험심이 잠재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위의 과학자들과 비교해 보니, 우리들의 삶이 너무 한결같고 평범하다는 느낌이 든다. 혹시, 평이한 삶 자체가 하나의 고정관념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닐까. 오늘은 틀에 박힌 일상을 떠나 엉뚱한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지난주, 누군가 나를 화나게 만들었을 때, 그 사람을 떠올리며 주먹을 불끈 쥐면 ‘우두둑∼’ 소리가 나는 ‘우두둑 주먹맛’을 소개했는데, 그것으로도 분이 안 풀린다면 좀 더 엉뚱한 방법을 떠올려보자. 어떤 아이디어가 가능할까. 머리를 쥐어 뜯을까, 볼을 잡아 당겨볼까, 아니면 ‘똥침’도 재미있겠다. 생각은 자유롭지만, 이를 현실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더 맞을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동전 몇 개를 챙겨 오락실에 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일단 ‘붕가붕가’라는 아케이드 게임을 찾아 동전을 넣는다. 화면에 나오는 캐릭터들 중 하나를 선택하고 권총처럼 생긴 도구를 집어들어, 힘껏 앞으로 찌른다. 바로 똥침 놓는 게임이다. 비명을 지르며 고통을 호소하는 캐릭터를 보며 통쾌함과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면 너무 가학적일까.
‘붕가붕가’도 소용이 없었다면 마지막으로 ‘조 자부다이 가에시’를 추천한다. 밥상을 쾅쾅 때리고 확∼ 엎어버리는 게임인데, 집에 있는 밥상은 때리지 말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엉뚱함은 특히 아이들에게서 자주 관찰된다. 오늘, 아이들의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라. 혹시 엉뚱하고 특이한 행동을 하지는 않는가. 예측과 통제를 벗어나는 아이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지만, 화를 내거나 윽박지르지 말고 그들의 호기심과 모험심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떠올려보자. 우리(나라)의 미래는 아이들의 창의적 상상력으로 만들어질 테니까.
김원우 KT 중앙연구소 부장, 디지에코 퓨처UI 연구포럼 시솝 wwkim@k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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