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녹색` 투자는 고유가 대비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최근에 단행한 대규모 투자 대상이 친환경, 소위 ’녹색’ 투자였던 것으로 분석되면서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9일 ’철도.풍력 발전: 버크셔의 녹색 베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버핏의 친환경 투자 내용을 조명했다. 버핏은 지난주에 미국의 대형 철도회사인 벌링턴 노던 샌타페이에 대해 대규모 지분투자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에너지 가격이 올랐을 때 철도가 트럭보다 효율적인 운송수단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핏의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에 들어 있던 미드아메리칸 에너지홀딩스도 녹색 투자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미드아메리칸 사(社)는 풍력발전 설비를 짓고 고성능 배터리 개발에 투자하는 친환경 에너지 회사다. 아이오와주의 옥수수.콩밭 위에 펼쳐진 수십개의 최첨단 풍력발전 설비는 5만 가구 이상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겠다는 미드아메리칸의 프로젝트의 일부분이다. 미드아메리칸은 2004년 이후 수십억 달러의 예산을 써가며 이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 결과 아이오와주는 텍사스주에 이어 풍력발전을 통한 전력생산 용량 2위에 랭크돼 있다.

버핏이 철도회사 인수를 발표하고 하루 뒤인 12일 아이오와주의 전력 이사회가 20조원 짜리 투자 프로젝트를 승인한 것도 눈여겨볼 부분. 미드아메리칸은 400~600개의 터빈을 추가해 아이오와주에서 전력 생산 용량을 배 가까이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이 실현되면 미드아메리칸은 물론 모회사인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버핏의 분석이다.

월스트리트는 버핏의 이 같은 투자가 기본적으로 앞으로 유가가 고공비행을 할 것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풍력발전 사업 등 대체 에너지 사업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지만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회의론도 엄연히 존재한다. 철도가 트럭보다 에너지 효율적이긴 하지만 엄청난 양의 석탄을 소비한다는 단점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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