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View Point - <취재수첩> IT조직, 현업과 소통하라

 ‘IT 조직이 비즈니스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23%)’ ‘IT 조직은 서비스 제공자다(56%)’ ‘IT 조직은 테크놀로지 제공자다(21%)’

 이 수치는 최근 국내 한 IT서비스 업체가 업종별 국내 선두기업 최고정보책임자(CIO)를 대상으로 인터뷰 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즉 국내 기업의 CIO들 대부분은 IT 조직의 역할을 서비스 제공자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IT 역할 성숙도 관점에서 보면 국내 기업에서 IT 조직의 역할은 중간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에 글로벌 선진 기업은 대부분 IT 조직을 비즈니스 파트너로 바라보고 있었다.

 왜 국내 기업의 IT 조직은 아직도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존재하지 못하는 걸까. ‘IT 조직이 비즈니스 파트너가 돼야 한다’ ‘CIO가 좀 더 비즈니스화 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 이후 IT 조직에 변화가 있어 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족하다.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기업 내 IT 조직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IT 조직의 폐쇄성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IT 조직과 현업 간의 소통이 문제라는 것이다. 기업 내 전산부서는 기업 규모가 클수록 전산센터라는 별도의 공간에 떨어져 있다. 따라서 IT 인력들도 현업 부서와 떨어져 있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현업과의 교류가 거의 없어진다. 이로 인해 IT 조직은 IT만을 위한 사고를 하게 된다.

 이는 IT 조직이 현업에서 요구되는 사항을 IT 관점에서만 대응하고 현업의 IT 활용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결국 현업은 IT 부서에 수정·보완하는 요구를 하게 되고 IT 부서는 또 다시 현업의 요구에 대응하는 일만 처리하게 된다. IT 부서는 현업에게 아이디어를 먼저 제안하기는커녕 요구사항에 대응하는 것만으로도 바쁘다. 이러한 악순환 구조는 끊임없이 이어진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기업 IT 조직이 비즈니스 파트너로 더 다가서야 한다는 말은 어쩌면 비현실적인 구호에 불과할 수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IT 조직이 스스로 현업에게 다가가고 좀 더 열린 사고로 접근해야 한다. 또 현업 부서와의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 꼭 큰 틀의 교류가 아니어도 된다. 작은 것부터 해나가면 된다.

 별도의 조직으로 떨어져 나와 있는 한 금융기관의 IT 조직은 현업과의 관계를 보다 밀접하게 하기 위해 잦은 모임을 갖고 있다고 소개한다. 예를 들어 IT 조직의 신탁팀과 현업의 신탁사업부 직원이 서로 등산을 같이 가고 체육대회도 갖는다. 서로 떨어져 있었던 직원들이 모여 IT서비스 제공자로서, 사용자로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다. 이런 교류를 통해 서로의 업무와 환경을 알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 금융기관의 CIO는 “사소한 교류지만 이를 통해 IT 부서 직원들은 현업의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며 “이러한 교류를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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