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선두권 발광다이오드(LED)업체인 서울반도체가 싱가포르 국부펀드에서 3000억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투자 자금을 유치했다.
지난해부터 국내 LED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 투자 유치 사례 가운데 최대 규모여서 주목된다. 최근 수요가 폭증한 LED 패키징 라인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뒤 자금의 일부는 핵심 전공정 장비인 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MOCVD) 증설에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반도체(대표 이정훈)는 자회사인 서울옵토디바이스와 함께 싱가포르의 국부펀드인 ‘테마섹홀딩스’의 ‘이온 인베스트먼트 펀드’가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총 2847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테마섹홀딩스는 싱가포르 정부가 소유한 국부펀드로, 지난 7월 말 기준 119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 중이다.
이번 증자 참여를 통해 테마섹홀딩스는 서울반도체의 지분 약 12%와 서울옵토디바이스의 지분 약 9%를 각각 보유한다. 두 회사에 투자한 금액은 1년간 매각할 수 없는 보호예수 조건이다.
서울반도체 측은 “증자에서 조달된 자금은 LED 패키징을 비롯한 생산 설비 확대에 주로 활용될 것”이라며 “서울반도체와 서울옵토디바이스가 성장하는 데 한층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반도체가 국내 LED 업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하자 향후 용처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2847억원 가운데 운영자금을 뺀 시설(설비투자)자금은 1800억원 규모다.
서울반도체는 우선 조명과 LCD 백라이트유닛(BLU) 시장에서 폭증하는 LED 패키징 라인을 증설하는 데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최근 패키징 1개 라인(LED 월 300만개) 건설 비용이 8억∼1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그리 큰 규모는 아니다. 따라서 일부 자금은 서울옵토디바이스의 LED 칩 사업에 투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LED칩 사업을 대폭 강화하기로 하고, 올해 10대 내외의 MOCVD를 발주한 데 이어 내년에는 장비 신규 도입 대수를 두 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MOCVD 한 대 가격이 30억원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내년에만 최소 700억원 이상의 투자 여력이 필요한 셈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그동안 LED 시장에서는 모회사의 증자를 거쳐 자금 확보가 어려운 비상장 자회사에 투자함으로써 칩·패키징 사업을 수직계열화했던 것이 관례”라며 “서울반도체도 이 같은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울반도체는 앞으로 LED 패키징과 칩 시장에서 삼성·LG와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 본게임을 펼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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