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펠 냉장고 21만대 자발적 리콜

  삼성전자가 2005∼2006년에 생산해 국내에 판매된 냉장고 21만대와 유럽에 수출된 동일계열 모델에 대해 자발적 리콜 서비스를 실시한다.

삼성전자는 2005년 3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생산해 국내에서 판매한 양문형 냉장고 SRT·SRS·SRN 계열 일부 모델 21만대에 대해 내년 1월31일까지 3개월 동안 리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29일 밝혔다. 가전제품에 대한 대규모 리콜은 2004년 밥솥 폭발 사고 이후 처음이며, 삼성전자가 냉장고에 대해 이처럼 대규모 리콜을 실시한 것도 이례적이다.

삼성의 이번 결정은 최근 용인시에서 발생한 냉장고(모델명:SRT686PPG) 폭발 조사결과, 냉장고 냉매파이프의 서리를 제거하는 제상히터와 전선 열결 부위의 절연체에서 누전이 발생했다는 결론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냉장고 폭발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나, 절연체 극히 일부에서 고객 안전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원천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리콜을 하기로 했다”며 “유럽에 수출된 모델에 대해서도 동일한 리콜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리콜 대상 냉장고 상단에 설치돼 있는 전장박스에 과전류 차단장치(휴즈)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안전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리콜 대상 기간에 생산한 제품이 아니더라도 동일 모델 계열의 제품을 보유한 소비자들에게도 무상으로 안전 점검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리콜 대상이 되는지는 삼성전자 서비스 콜센터(1588-3366)로 연락하거나 서비스 홈페이지(www.3366.co.kr)에서 24시간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폭발 사고 20일 만에 비교적 신속하게 대규모 리콜에 나선 것은 소비자 불안이 커질 수 있는 데다가 리콜 자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개선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0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동백동의 한 아파트에서 삼성전자의 2006년형 지펠 냉장고(680ℓ)가 폭발해 냉장고 문이 날아가면서 다용도실 미닫이 유리문과 창문이 깨지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한편 삼성전자 냉장고 폭발에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도 대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는 이 회장은 폭발 소식을 듣고 크게 화를 내며 신속한 조치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지난 1995년에 통화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휴대폰과 무선전화기 15만대를 불태우라는 지시를 한 바 있다.

김원석기자 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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