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책] 공짜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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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경제학-나준호 지음, 원앤원북스 펴냄.

 지난 6월 어느날, 일본 도쿄의 긴자 거리에 수천명이 줄을 섰다. 프랑스 주얼리 브랜드 모부상(Mauboussin)이 다이아몬드를 공짜로 준다는 소문을 듣고 몰려든 인파였다. 실제로 모부상은 그날 사람들에게 0.1캐럿짜리 다이아몬드 큐빅 5000개를 무료로 나눠줬다.

 값 비싼 다이아몬드를 길가에서, 그것도 아무 조건 없이 공짜로 나눠준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모부상은 큰 손해를 보지 않았을까.

 ‘공짜경제학’에서는 이런 의문들을 속시원하게 해결할 수 있다. LG경제연구원에서 10여년간 국내외 트렌드를 분석해 왔던 저자가 공짜경제 사업모델의 개념과 본질, 공짜경제 사례, 공짜경제가 가능한 산업 조건 등을 낱낱이 기술했다.

 저자는 공짜 경제 사업모델이 공짜 상품이나 서비스의 제공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창의적인 사업방식이라고 정의한다. 모부상도 약 3억9000만원의 지출로 최소 39억원 정도에 해당되는 극적인 브랜드 홍보 효과를 거뒀다. 또 향후 다이아몬드 큐빅을 세팅하러 올 5000명의 잠재고객까지 마련해 ‘남는 장사’를 했다.

 책에서는 공짜경제가 공짜마케팅과는 다른 것이라고 설명한다. 공짜마케팅은 특정 상품을 더 많이 팔기 위해 그 상품을 샘플로 소량 나눠주는 것이다. 반면에 공짜경제 사업에서 특정 상품을 공짜로 주는 이유는 다른 상품이나 후원자를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즉 기존의 수익 원천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 원천으로 사업 무게중심을 옮기려는 공격적 시도인 것이다.

 이런 공짜경제의 본질은 IT업계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브라우저를 무료로 제공했다. 손해를 보더라도 윈도 운용체계의 독점력을 유지하고 인터넷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최근 애플, 노키아, 구글 등이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무료로 배포하는 것도 금전적 수익 때문이 아니라 차세대 모바일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1만5000원.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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