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카드 도용, 고객이 무과실 입증해야"

신용카드 비밀번호 유출의 피해자가 보상을 받으려면 본인의 과실이 없다는 점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26일 국민은행이 카드도용 피해를 본 고객 조모씨를 상대로 낸 청구이의 소송에서 원고 승소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신용카드 회원은 비밀번호 관리자로서 주의의무를 다할 의무가 있어 제3자가 부정사용한 경우 그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는 분실 및 비밀번호 누설에 아무 과실이 없음을 입증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공평의 이념에 비춰볼 때 경제적 약자인 회원의 권익을 보호하는 방안이 무엇인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카드 비밀번호 유출로 인한 부정사용이 있을 때 모든 책임을 고객이 지도록 규정한 신용카드 약관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조씨는 2005년 만취한 상태에서 신용카드가 든 지갑을 도둑맞았는데 다음날 아침 도난 신고 전까지 누군가가 현금서비스 및 예금출금 방식으로 700여만원을 빼내가자 은행을 상대로 피해 금액을 되돌려달라는 강제집행신청을 냈다.

이에 국민은행은 맞소송을 냈고 서울북부지법 1심 재판부는 “피고가 범인의 사진을 보고도 전혀 알지 못했으므로 비밀번호를 고의 또는 과실로 유출했다고 볼 수 없다”며 은행의 책임을 60%로 보고 42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같은 법원 항소부는 도난사고 후 범인이 비밀번호를 한 번에 입력해 현금서비스와 인출을 받았고 피고가 만취상태여서 무의식중에 비밀번호를 알려줬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며 1심을 깨고 국민은행의 손을 들어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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