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 교육에 대한 품질인증제도인 공학교육인증이 올해로 10년을 맞았지만 제자리를 맴돈다.
기업은 이공계 우수 인력 발굴에 인색하며 대학과 학생은 인증 획득에 투입된 노력에 비해 효과를 반신반의한다. 정부도 ‘강제하기는 부담스럽다’며 소극적 지원에 그치는 형국이다. 공학교육인증 활성화를 위한 기업·대학·정부의 공조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8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공학교육인증원(원장 서남표, 이하 공인원)에 따르면 지난 1999년 시작한 국내 공학교육인증 제도가 학생들과 교수, 기업 모두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 인증 프로그램 졸업생이 입사 지원서를 냈을 때 면접 시 가산점을 준다거나 서류 전형 시 우대하는 곳은 삼성그룹 16개 계열사를 제외하고 LG-노텔, NHN, 안철수연구소 세 곳이 전부다.
공학교육인증은 대학이 공인원이 정한 교육목표와 지침에 따른 공학교육을 실시하고 소정의 과정을 수료한 학생에게 인증서를 수여하는 제도다. 인증서를 받은 학생은 취업 시 가산점 혜택을 부여해 산업과 학문 간 거리감을 줄이자는 게 애초 목표다.
문제는 우선 인증 교육을 받아야 하는 당사자인 학생들의 참여가 여전히 저조하다는 점이다.
김성조 공인원 부원장은 “학생들은 학점 이수부터 상담, 설계 등에 이르기까지 모두 챙기면서 힘들게 학교를 다녀야 한다는 이유로 인증 프로그램을 기피한다”며 “기업이 인증 수여자에게 취업 시 인센티브를 준다면 모를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윤종용 부회장이 공인원 이사장을 맡으면서 적극적으로 이 제도에 동참해 삼성전자·삼성SDI 등 총 16개 계열사가 입사 시 10% 가산점을 부여한다. 기업들이 외면하는 것은 굳이 인증 수여자를 우대하지 않아도 알아서 우수 인력이 모이기 때문이다.
정일용 교과부 미래인재정책관(국장)은 “최근 대기업 인사 담당자, 전경련 회원사들이 모여 간담회를 했는데 아직도 이 제도 자체를 모르는 곳이 많았다”며 “기업들에 이를 직접 홍보하는 작업을 상시적으로 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성조 부원장은 “KT와 SK커뮤니케이션즈, MS, 티맥스소프트 등이 추가로 입사 지원 시 차별화 방안을 협의 중”이라며 “기업이 스스로 인증의 중요성을 깨닫고 적극 나서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수들 역시 까다로운 절차를 통해 얻는 실익이 크지 않다고 여기는데다 승진 심사에서 교육보다 연구 성과를 높게 산다는 점 때문에 교육인증에 적극적이지 않다. 정부 역시 공학교육인증이 강제 의무 사항은 아니라는 이유로 예산이나 정책 면에서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한다.
정 국장은 “관련 예산은 40억원 정도며 나머지는 인증료 수입이 전부”라며 “모든 대학이 다 인증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닌 만큼 (산학협력 과제 지원 시 가산점을 준다거나 하는) 정부의 적극적 개입은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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