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아이티가 HP의 LCD 모니터 조달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이번 계약으로 현대아이티는 HP가 미국 공공 기관·정부에 납품하는 조달용 LCD 모니터를 주문자 상표 부착(OEM) 방식으로 전량 생산해 준다. 국내 중견 디스플레이 업체 중 HP와 OEM 공급 계약을 맺기는 현대아이티가 처음이다.
현대아이티(대표 최종원)는 이달부터 HP 로고를 붙여 LCD 모니터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며 초기 물량 5000대를 선적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 최종원 대표는 “품질·기능 뿐 아니라 한국에서 직접 생산한다는 점을 높이 평가 받아 HP 파트너로 뽑혔다” 며 “전체 물량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HP가 미국 조달 시장에 공급하는 LCD 모니터 대부분을 도맡아 생산한다”고 말했다. 현대아이티는 경상북도 김천에 자체 생산라인을 두고 있다. 세계 PC시장 점유율 1위인 HP는 델과 함께 미국 주요 PC·모니터 조달 업체 중 하나다.
현대는 이미 24인치 LCD모니터를 대상으로 품질 검사를 끝마쳐 공급을 시작했으며 19· 22인치 제품을 테스트 중이다. 이 회사는 19인치에서 24인치까지 모니터 전체 라인 업을 갖추고 있다. 최근 친환경 이슈와 맞물려 대기 전력 1W 미만의 전력 절감 기술을 모든 제품에 탑재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실제로 올 초에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 최대 정보통신 조달 전시회 ‘FOSE’에서는 3D· 디지털 사이니지· 모니터를 출품해 디스플레이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당시 전시회에는 500여 개 업체가 참가했으며 참관객 2만여 명 중 80% 이상이 미 정부 조달 담당관이었다.
현대아이티는 지난해 미국 공공기관에 260억 원어치 각종 디스플레이 제품을 공급할 정도로 미국 조달 시장 개척에 사활을 걸었다. 최종원 대표는 “미국 조달 전시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고 이번에 HP 조달 파트너로 선정돼 내년 해외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말했다.
현대아이티 전신은 2000년 5월 현대전자 디스플레이 사업이 분사해 설립한 ‘현대이미지퀘스트’로 2006년 법정 관리를 졸업하면서 회사 이름을 바꿨다. 지난 2004년 3억 달러 수출탑을 수상할 정도로 수출 비중이 높다.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매출 1050억 원에 100억 원 가량 영업 적자를 냈으나 올해 기업 구조를 크게 개선해 영업이익 적자 폭이 두 자리로 줄어들 전망이다. 현대아이티는 내년에는 흑자가 가능할 것으로 낙관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