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일 무역적자 극복은 부품소재부터

 지난해 대일 무역역조 규모는 327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부품소재 분야에서 발생했다. 최근 5년간 일본을 제외한 국가들과의 수출입으로 벌어들인 무역흑자는 2467억달러인 반면에 대일무역적자는 1515억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에서 번 돈 60%가 일본으로 흘러들어간 셈이다.

 지난 정부가 부품소재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 왔으나 핵심 소재 분야의 대일 의존도는 여전하다. 특히 대일 무역역조는 모든 정권에서 풀려고 애썼지만 그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한일 부품소재 협력 사업이 급물살을 타며 부품소재 대일 의존도가 개선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7일 일본 수요기업과 공동 기술개발, 신뢰성 상생협력, 맞춤형 마케팅 지원, 인수합병 및 전략적 제휴 4개 분야의 부품소재 산업 간 교류에서 총 10억달러의 수출 증가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경부는 한일 기업 간 협력사업 예산도 올 150억원에서 내년 300억원으로 두 배 늘리고 전담기관도 설립한다고 덧붙였다.

 오는 10일 중국에서 한·중·일 3국의 정상회담이 열린다. 이명박 대통령은 일본 하토야마 총리와의 회담에서 양국 간 부품소재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4월 후쿠다 야스오 총리와의 회담에서 합의한 부품소재 분야 산업 간 교류 활성화의 연장선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세트 기술은 세계 정상급이다. 문제는 세트를 구성하는 부품소재 원천 기술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유로 원천기술의 상당부분을 일본에 의지하는 것이 현실이다. 부품소재 분야 원천 기술의 확보 없이는 대일 무역수지 개선은 요원하다. 정부의 부품소재 육성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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