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전기차 `RAS 생산`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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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전기차 시장이 열리면서 각 지자체별로 소규모 전기차 조립공장을 보유하는 RAS(Regional Assembly&Sales) 생산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RAS란 다른 곳에서 제작된 완성차를 사오는게 아니라 판매지역에서 직접 조립해서 현지 소비자들에게 직판하는 방식.

이러한 모델이 현실화되면 자동차 산업의 물류비용이 줄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 제일 가까운 공장에서 조립한 자동차를 중간 딜러를 통하지 않고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어 이득이다. 그동안 RAS가 구현되지 못한 이유는 자동차 공장을 짓는데 천문학적인 비용과 넓은 공장부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가지 자동차 모델을 조립하는 생산라인은 보통 길이가 400∼500m에 달한다. 생산라인 외에 쇳물을 녹여 엔진부품을 만드는 주조공정, 철판을 문짝으로 찍어내는 프레스공정, 페인트 공장 등이 별도로 필요하다.

이만한 생산시설을 가동하려면 한 자동차 공장에서 최소 10만대 이상 생산 규모를 갖춰야 수지타산이 맞는다. 결국 완성차 생산은 지난 100년간 거대한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이 거의 독점해왔다. 그러나 전기차는 대규모 생산라인이 필요없기 때문에 RAS방식의 생산판매가 가능하다. 충남 당진에 위치한 CT&T 전기차 공장을 가보면 U자형으로 꺾인 생산라인은 약 150m로 기존 자동차 공장의 30%에 불과하다. 전기차 제작에 필요한 부품숫자는 기존 내연차량의 3분의 1 정도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전기차 개발단계부터 플라스틱 몸체를 이용해 용접작업 없이 자동차 생산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당연히 주조·페인트·프레스 공정이 필요없다. 샷시 위에 전기모터, 배터리 등 구동부품을 얹고 플라스틱 본체 및 내장재를 조립하면 전기차가 완성된다.

전기차 주행성능은 기존 자동차보다 못하지만 가까운 거리를 오가는 세컨드카로는 쓸만하다. 생산라인이 크게 간소화된 덕분에 지자체마다 전기차 공장을 하나씩 유치해서 지방색이 반영된 자동차 모델을 시판하는 꿈이 가능해졌다.

미국 주정부들은 전기차 시대에 RAS 방식이 부각됨에 따라 한국의 전기차 공장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CT&T는 내년에 5000∼1만대 양산능력을 갖춘 소규모 전기차 공장을 캘리포니아와 애틀란타, 일리노이 등 미국내 4곳에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현지조립 및 판매를 담당하는 RAS 거점을 미국내 40개 지자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CT&T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면 각 지자체마다 자동차 조립공장을 갖추는 풀뿌리 생산시스템이 현실화될 것”이라면서 “전기차 공장은 표준설계에 따라 6개월이면 조립라인을 설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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