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산업, 무선인터넷서 해법 찾는다

무선인터넷 활성화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데이터 통화료가 대폭 인하됨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본격적인 무선인터넷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방송통신위원회의 통신요금 인하 및 무선인터넷 활성화 정책에 따라 이통사들이 일제히 데이터요금 인하와 새로운 정액제 상품 출시를 통해 무선인터넷 시장 개척에 나서기 시작했다. 소비자들도 이통사별 요금특성을 잘 파악하고 무선인터넷을 사용하면 휴대전화의 무선인터넷 버튼을 잘못 눌렀다 수십만원대의 요금 폭탄을 맞았다는 ‘빌 쇼크(Bill Shock)’는 잊어도 될 판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7일 음성시장에서 데이터 시장으로 전환하는 세계적 추세에 대응하고 콘텐츠 산업육성을 통해 무선인터넷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이통사들의 데이터요금을 인하토록 했다.

◇이통사별 요금인하 방안=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모바일 콘텐츠 오픈마켓인 ‘쇼 앱스토어’를 열기로 한 KT가 가장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KT는 스마트폰 사용 고객을 위해 11월부터 월정액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 적용되는 무선데이터 요율을 패킷당 2.01원에서 0.25원으로 88% 인하키로 했다. 무선인터넷 과금의 기본단위인 1패킷은 512바이트다. 또한 월정액 이용 고객에게 적용되는 무료 사용량을 MB당 50원에서 20원으로 늘려 요금을 60% 인하하는 한편 일반 휴대전화의 무료데이터 통화량을 3배 늘리기로 했다. 넷북, PMP 등 데이터 전용 단말을 2회선 이상 사용할 경우 2회선부터는 가입비와 기본료를 면제해준다.

SK텔레콤도 모든 단말기의 정액요금제 무료데이터량을 1.8∼11.9배 확대한 안심데이터 100/150/190 요금제를 내놓고 월정액료를 19% 인하키로 했다. 월정액 1만9천원으로 1.5GB의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어 기존 2만3천500원에 1GB를 이용했던 것보다 훨씬 싸졌다.

또 WCDMA 정액제 가입만으로 기본제공되는 무료데이터 한도안에서 WCDMA의 5배 용량이 제공되는 와이브로도 이용이 가능해지며 빌쇼크 방지를 위해 상한차단 기능을 도입키로 했다.

모바일인터넷 서비스 오즈(OZ)로 월 6천원에 1GB까지 제공해왔던 LG텔레콤은 스마트폰 정액요금(1GB 기준)을 2만원에서 1만원으로 현행 인터넷직접접속 요금보다 50% 인하키로 했다.

◇무선인터넷 매출 비중 늘듯=이통사들의 대대적인 요금인하로 무선인터넷 시장이 활성화될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형태근 방통위 상임위원은 최근 한 강연회에서 “이동통신사의 무선인터넷 매출 비중을 3년 안에 5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무선인터넷 매출은 전체 매출의 17% 수준에 불과하다.

무선인터넷은 SK텔레콤이 지난 7월 정액요금제를 선보인 이후 2개월여 만에 가입자가 10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이미 충분한 잠재 수요를 과시했다. 지레 겁먹고 무선인터넷 버튼을 누르기 꺼리던 이용자들의 인식도 서서히 바뀌고 있는 중이다. 이에 따라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업체는 새로운 수익원으로서 스마트폰 시장을 겨냥한 모바일 콘텐츠를 꾸준히 개발해왔고 모바일 게임업체들도 새로운 게임 출시를 준비 중이다.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위해 환경이 서서히 구축되고 있긴 하지만 데이터통화료와 함께 무선인터넷 요금을 구성하는 고가의 정보이용료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별다른 대책이 없다. 콘텐츠사업자(CP)와 이통사가 나눠갖는 정보이용료는 콘텐츠 종류별로 휴대전화 벨소리용 음악은 건당 900∼1천원, 게임은 2천∼3천원씩 부과돼 마구 내려받기를 하다가는 자칫 데이터통화료를 훌쩍 뛰어넘을 수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이동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 유·무선 포털, 콘텐츠사업자(CP), 결제대행사(PG) 등이 손잡고 공정거래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들 사업자는 지난 25일 무선인터넷 사업 활성화를 위한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MOIBA.무선연합회)를 창립, 그간의 악순환 고리를 끊고 공동창구를 통해 협조해나가기로 했다. 다음 달 말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아이폰을 계기로 스마트폰 기술 및 서비스 경쟁이 시작되면 무선인터넷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구비한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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