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투자 "지금" 해도 되나
금융위기로 경제 각 부문이 받은 영향이 크다. 경기회복이라는 청신호가 깜박이고는 있지만 놀란 가슴에 선뜻 믿음이 안 가기도 한다. 그래도 ‘life goes on(인생은 계속 간다)’이라는 명제처럼 가정이나 기업에서 내려야 하는 결정들은 여전히 있기 마련이다. 문제는 이런 불확실성 하에서의 의사결정이 갖는 어려움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직면하는 어려운 결정중의 하나는 ‘IT’에 관련된 결정이다. IT에 관련된 결정은 그 비중이 크고(돈이 많이 나감에도), 장기적인 영향(바로 효과를 보기 어려운)을 미쳐 어려운 점이 있다. 더욱이 미래 경영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면 기업으로서는 그 결정을 내리기 매우 어렵다. 그렇다고 마냥 미룰 수도 없는 IT투자 결정을 놓고 경영층은 고심한다. 시름이 깊어지는 고민은 당장 IT부서에 초조함을 나아가 IT연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많은 업체들의 존립을 불안하게 한다.
최근 아서디리틀(Arthur D. Little)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 회사들이 일반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중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단기적 비용 절감뿐 아니라 중장기적인 IT투자도 미루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경기침체는 기업으로 하여금 비용 절감을 요구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IT는 대게 수익창출 부서보다는 비용투입 부서로 여겨지고 있어 IT에 대한 투자삭감은 물론 IT 조직자체의 감축까지 연결되고 있다. 이러한 동향은 소위 경기 침체에 따른 ‘IT에 대한 집중포화’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그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일반적인 경향이 과연 맞는 결정인가에 있어 다소 우려 될 만한 점들이 있다. 최근 출구 전략(Exit strategy)에 대해 여러 논란이 있지만 과거 국제금융기구(IMF)위기를 보거나 또 다른 경제 침체의 상황을 보면, 경제 침체 시기에 얼마나 스마트(smart)한 구조 조정과 비용 감축, 효율성 제고를 했느냐에 따라 침체가 끝난 후(exit 후) 혁신과 수익성 회복에 있어 그 효과가 크게 좌우 되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IT 등 회사의 인프라(Infra)에 해당하는 부문에 대한 매우 신중한 조치는 향후 경기 호전에 따른 전열의 재정비에 있어 효율성과 속도 면에서 큰 영향을 끼친다. 즉, 과도한 IT투자 삭감은 핵심 사업 프로세스에 대해 보다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없게 되고 IT기반의 혁신이 필요한 사업혁신도 일어나기 어려워진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IT로 인해 새로운 제품 출시도 더디게 된다.
결국 핵심적인 질문은 ‘어떻게 하면 IT 결정에 있어 투자의 효율성과 효과성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까?’ ‘혁신을 위한 투자와 비용절감을 어떻게 조율해야 하나?’ ‘어떻게 하면 IT가 불황 속에서도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인가?’ 등이다.
이에 대해 아서디리틀의 보고서는 4가지 해답을 제시한다.
◇큰 그림으로 접근하라.=비용 절감만으로 접근하는 미시적인 접근으로부터의 탈출은 거시적인 큰 그림 접근법이다. 즉, IT 부서의 역할과 가치를 보다 광범위 하게 설명함으로써 IT가 단기적인 비용절감의 희생양이 될 경우 경기 회복에 따른 적절한 대응능력 미흡으로 볼 손해가 비용 절감의 이익보다 훨씬 클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참조 표2)
이를 위해 IT영역 이상의 비즈니스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이 당연히 요구된다. IT의 발목을 영원히 잡는 것은 탈 IT를 하지 못하는 소위 IT쟁이들의 IT사고(mind)라고 몇 번 이나 말했던가?
◇IT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솔선해서 하라.=사실 IT부서나, 어느 부서나 몇 년이 지나면 해묵은 비효율이 자연적으로 축적되게 된다. 이런 부분을 자체적으로 이 기회를 빌어 과감히 정리하도록 해야 한다. 비용 감축도 봐야 할 부분이지만 효율 향상도 똑같이 중요하게 봐야 하는 부분이다.
우선 주요 서비스 수준의 축소다. 99.9999%의 효용성에서 99.99%의 효용성으로의 전환은 30% 증가 된 비용절약 가능성을 가져온다. 서비스 포트폴리오의 능률화도 중요한 부분이다. 지나치게 특화되거나 맞춤형 서비스의 통합 및 일부 제거를 통해 IT 제품 및 서비스 포트폴리오의 재설계 기회로 삼아야 한다.
파일럿 테스트 환경이나 서버 및 중요하지 않은 애플리케이션에 대해서는 가상화를 적용해야 한다. 가상화의 초기 투자는 사업에 미미한 영향을 미치는 자원을 가상 데이터 센터에 이동 시킴으로써 단 기간에 성과를 창출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개발환경 및 백업서버 등이 해당된다. 새로운 모델에 투자하는 동안 IT 운영을 능률화 시킨다. 고객 요구사항에 대한 관리 조직을 구축함으로서 우선순위의 비즈니스 요구 사항을 실행하고 관리한다
◇IT운영 최적화의 전기를 마련하라.=아서디리틀의 IT 운영지표 레이더는(참조 표3) IT 부서가 잠재적 개선능력을 제시 할 수 있는 수단들의 집합을 제공한다. 이는 IT조직 비용 절감과 신중한 투자 간, 효율성과 효과성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도록 도와준다. 이러한 도구(tool)를 활용하여 IT 부서는 비용 최적화 외에 운영 효율화를 통해 더 큰 효과를 알 수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IT 운영의 세 가지 핵심적 분야의 예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사업으로써의 IT다. 예를 들어 서비스 수준 최적화, 적합한 소싱 달성과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우선순위 재구축 등이 해당된다. 둘째는 IT 프로세스와 조직이다. 이는 프로세스 표준화, 자원 수집(bundling), 조화로운 국제적인 수요관리 등이 해당된다. 셋째는 IT 체계와 자원이다. 예를 들면 인프라 체계의 통합과 네트워크의 최적화 등이다.
◇다음의 순서와 기준으로 시작하라.=먼저 IT운영에 대한 빠르고 객관적인 진단이 이뤄져야 한다. 객관성과 투명성이 없는 자체 정리는 신뢰 결핍으로 사상 누각이 되고 공격 받기 쉬워진다. 최대한 빠르고 객관적으로 IT비용에 대한 검토·예산 분배, 제품 포트폴리오에 대한 분석과 경쟁사 대비 벤치마크 등으로 투명성을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나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에 대한 구분과 우선순위 사항을 결정하게 된다. 우선 순위 운영지표가 결정되면 실행가능성 및 수요분석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목표 시나리오 분석(최고수준, 평균, 최저 수준)또한 준비되면 더 할 나위가 없다. 그 다음은 IT의 효율성과 효과 측정 기준에 대한 합의다. 아서디리틀은 이에 대해 여섯 개의 IT가치 프레임워크를 개발하였다.
개발된 프레임워크는 △재무적 비용·이익 △속도(프로그램 개발 완료에 걸리는 시간) △유연성(회사 차원의 변화에 대한 적응) △질(1단계 지원에서의 해결 비율) △혁신(연도 별 새로운 IT 서비스의 양) △관계(고객만족 지수) 등이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승인과 실행이다.
어려운 시기이다. IT투자가 거듭 연기 되고 있다. 그러나 마냥 연기만이 최상의 결정은 아니다. 단지 비용 감축의 대상이 아니라 성장의 준비에 IT의 역할이 지대함을 전향적으로 말할 수 있는 논리로 무장하여 IT 투자에 대한 실기를 막아야 한다.
lee.sukgeun@adlittle.com
◆이석근 아시아 총괄대표는
미국 시카고주립대학에서 MBA를 마쳤다.
지난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액센츄어 파트너, 액센츄어 아시아태평양자본시장 총 책임파트너를 역임했다. 이후 2005년부터 아서디리틀의 아태지역 금융총괄, 아서디리틀코리아 대표 등을 거쳐 지난 2008년부터 아서디리틀아시아 총괄대표와 전세계 최고운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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