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로벌(Born Global) 기업. 창업 초기부터 수출지향 비즈니스를 펼쳐나가는 기업을 일컫는 말이다. 본 글로벌 기업은 태생부터 해외진출을 목표로 창업을 하며 국내에서의 경쟁우위가 그대로 해외시장에 전이될 수 있는 기술력과 사업아이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소프트웨어(SW)산업이야말로 이 같은 본 글로벌 기업이 출현하기에 안성맞춤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세계 공용 프로그래밍 언어를 기반으로 한 패키지 제품의 가치보존 측면에서 SW는 국경을 초월해 뻗어나갈 수 있는 토대가 기본적으로 주어진 셈이다. 그러하기에 길지 않은 SW산업의 역사에서 세계 유수의 전통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초대형 글로벌 SW기업이 출현할 수 있었던 것이며, 이를 되짚어봄으로써 우리의 SW산업이 추구해야 할 글로벌 비전과 가치 그리고 이의 실현을 위해 중점을 둬야 할 과제를 도출해 볼 수 있다.
전 세계 1%의 한국시장을 넘어 99%를 차지하는 글로벌시장을 무대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산업 생태계 마련, 이를 위한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을 갖춘 SW기업의 시장선도, 이것이야말로 인적자원만이 유일무이한 경쟁력인 우리나라에서 SW산업에 주어진 기회이자 과제며 본 글로벌 기업이 출현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를 만들어 나가야 할 이유다. 그리고 이는 현재 SW산업을 이끌고 있는 기업이 글로벌화되고 선도기업으로 역량을 확충해 나가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글로벌 SW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핵심요건으로는 우선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을 갖춘 역량 있는 경영진을 들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혁신적인 R&D 활동도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창의적이면서도 미션에 몰입할 수 있는 프로페셔널한 조직문화가 갖춰져야 한다. 세계 유수의 SW전문가들과 경쟁해서 이긴다는 것은 기술과 제품뿐 아니라 개개인의 역량 그리고 조직이 가지고 있는 비전과 문화가 고객에게 투영된 결과로 얻어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SW산업을 차치하고서라도 현재의 시장은 과거와 달리 기술공급자들에게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SW는 사용자의 업무를 고도화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식과 방법론이 기술로 승화돼 제품에 반영될 때 그 절대적인 가치를 발한다. 따라서 핵심기술은 철저히 지키되 이의 비즈니스적 가치를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사고와 경험을 R&D 과정에 접목시켜야 하며, 이는 SW기업과 산학연 간의 깊이 있는 정보교류와 지식융합으로 실현될 수 있다. 또 인적자원의 능력이 기업의 성과와 직결되는 지식산업의 특성상 궁극적으로 업계 수익성을 높여 양질의 인력이 유입될 수 있도록 산업생태계의 고도화가 동반돼야 하며, 이는 SW업계뿐 아니라 정부와 시장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대목이다.
좁은 국내시장에서 출혈경쟁이 고착화한 지금의 상황을 탈피해야만 도약과 성장의 기회가 주어지고 글로벌 시장으로 달음질해나갈 수 있는 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 그러하기에 SW업계의 역량배양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 그리고 정부의 전략적 투자와 포괄적 지원책 운용, 거기에 시장의 SW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더해졌을 때 글로벌 무대에서 역량을 펼쳐 보일 수 있는 선도 SW기업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본보기가 돼 패기와 가능성으로 똘똘 뭉친 본 글로벌 SW기업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 이들 선도기업과 조우하게 되면서 우리 SW산업의 미래에 무한한 가능성을 안겨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백원인 미라콤아이앤씨 대표이사 woninb@mirac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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