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와 ‘결론은?’이라는 말을 들으면 갑자기 말문이 막히고 생각이 꼬인다. 급브레이크를 밟힌 느낌이다. 그래서 이 두 마디는 상사에게 보고하기 전에 스스로 먼저 자문해보기 바란다.
상사 측에서 보고를 받고 나서 ‘그래서 뭘’과 ‘결론은 뭔데’를 늘 곱씹어 봐야 한다. 단순하게 한마디로 요약하기도 어렵고 평면적이게 한 가지로 결론내리기도 위험하다면 아직 보고할 때가 아니다.
“무엇을 위해 어떻게 하자”는 게 명확해야 보고를 할 수 있다. 경과보다 결과를 보고하고 복잡함을 극복한 단순함으로 보고해야 한다. 물론 상사도 단순한 건 싫어한다. 다만 복잡함을 충분히 거친 후에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단순함을 원한다.
제대로 된 단순함을 위해서는 ‘상사는 이것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알아야 한다. 참고하려고 하는지, 설득하려고 하는지, 조사하려고 하는지, 결정하려고 하는지를 알아야 어디에 중점을 둘지 판단할 수 있다.
결정용이라면 수시 중간보고도 잊지 말아야 하고, 설득용이라면 근거가 충분해야 하며, 조사용이라면 정확하고 깔끔해야 한다. 목적에 상관없이 한 장의 보고서를 만드는 게 중요한게 아니라 상사는 이 일을 왜 지시했으며 나는 무엇을 위해 이 보고를 하는지가 중요하다. 상사와 같은 생각이어야 한다. 그래야 헝클어진 여러 가지를 명쾌하고 통쾌하게 한 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깨끗하고 보기 좋게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하고 깊이 있게 조사하는 것도 잊지 말자. 목적에 집중하며 다양한 시각을 견지해야 한다. 정리벽 못지않게 수집벽이 필요하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려고 하는 만큼 본다. 보고를 할 때 뜻밖의 복병과 매복한 함정이 꼭 있다. 예상되는 반론과 예상치 못한 질문을 대비하는 과정이 보고품질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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