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의료복합단지(이하 의료단지)의 입지가 지난달 10일 결정됐다. 탈락 지역을 중심으로 입지 선정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독자적으로 의료산업에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특히 대전과 강원은 이미 의료산업에 많은 투자를 해온 터라 사업을 중단하기도 쉽지 않다. 중복 투자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독자적 추진계획을 발표한 각 지자체의 의료단지 조성계획을 정리했다.
◇경기=화성시 마도면 청원리 일대에 155만㎡ 규모의 ‘화성 바이오밸리’를 조성, 제약생산기지로 만드는 구상을 마련 중이다. 또 수원 광교 신도시에 제약 연구개발센터를 조성하는 방안도 계획중이다. 경기도는 우리나라 제약산업의 65%, 의료기기산업의 43%를 차지하는 국내 의료산업의 중심지임을 강조하며 이달 말까지 수요조사를 거쳐 늦어도 내달 안으로 바이오밸리 계획을 확정하기로 했다. 또 광교 신도시에는 1조원을 투입해 신약개발연구단지를 조성하고, 제2바이오센터 설립, 안산의료기기지원센터 설치, 글로벌 u헬스케어사업 등을 전개하기로 했다.
◇서울·인천=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도 오는 2020년까지 110개 의료관련 기업을 유치하는 송도 의료바이오허브(송도 바이오메디파크)를 조성할 방침이다. IFEZ는 지난달 송도 바이오메디파크를 세계적 의료바이오 융·복합단지로 조성하는 의료 서비스, 바이오신약 개발 및 첨단영상 의료기기 개발에 중점을 둔 4대 핵심전략을 발표했다. 그 외에 서울시도 풍부한 의료 인프라를 기반으로 앞으로 마곡지구를 바이오기술(BT)의 전략적 거점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대전=의료단지 유치에 실패한 대전시는 ‘포스트(POST) 첨복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독자적으로 의료단지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첨단의료산업을 집중 육성해 충북 오송과 함께 첨단의료복합단지의 핵심 기능을 유지하고, 녹색·나노산업과 대규모 투자 유치, 관광, 엑스포 재창조 등을 접목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첨단의료산업과 녹색·나노산업·대규모 투자유치 등을 포함한 3대 과제 및 10대 사업을 확정하고, 이달 말까지 세부계획이 담긴 마스터플랜을 마련할 예정이다. 시는 의료단지 이상의 경제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오송∼세종∼대덕을 잇는 의료산업 특화와 대덕연구개발특구 연구 성과 상용화를 위한 복합산업단지(신동·대동지구) 조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동지구와 대동지구는 각각 첨단의료 및 나노·융합 집적화, 그린·신재생에너지 허브로 특화할 예정이다.
◇광주=광주시는 의료용 임플란트 산업을 본격 추진한다. 지식경제부 공모사업인 2009년도 지역연고산업육성사업(RIS)에 ‘의료용 임플란트 산업 네트워크 구축’이 선정됨에 따라 올해부터 3년간 총사업비 39억여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RIS에는 조선대 치대를 비롯해 광주테크노파크, 디자인센터, 한국광기술원, 서강정보대, 동아 인재대 등이 참여한다. 이 사업을 통해 인체·의료기기에 사용되는 생체용 임플란트를 이용한 인공청취기 임플란트, 인공심장 및 허혈성 심내 혈관 스텐트 임플란트, 인공 고관절 임플란트, 치과 임플란트 등 고기능 생체용 임플란트 부품소재가 집중 개발된다. 또 의료용 임플란트 관련 네트워크 구축, 인력양성, 마케팅 사업 등을 추진해 임플란트 산업을 지역의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강원=의료단지 탈락 후 원주 의료기기 산업 발전 10개년 계획을 수립한 뒤 현재 보건복지가족부 및 지식경제부와 예산 규모 등에 관한 세부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이 계획은 원주를 기존 계획대로 의료기기 산업 메카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정부와 협의가 남아 있긴 하지만 강원도는 일단 오는 2012년까지 1989억원을 투입해 의료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오는 2019년까지 원주기업도시에 6376억원을 투자해 연구, 개발 기능의 글로벌 메디컬 콤플렉스를 만들어 세계 의료기기 시장 5위권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도 세워 놨다.
이처럼 의료단지 선정에서 탈락한 지역이 의료산업 육성에 독자노선을 걷기로 하면서 국가 및 지자체 예산의 낭비를 불러올 수 있는 지적도 만만찮다. 국가의 명운이 걸린 의료단지가 지자체 간 불필요한 경쟁으로 선진국에 밀려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의료단지의 성패는 대구와 오송은 물론이고 탈락한 지역까지 함께 어우러져 밀어주고 끌어주는 협력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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