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7주년]IT코리아2.0-상생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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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생협력’이 위기 탈출과 기회 확보의 공통 해법으로 떠올랐다.

 정부 정책과 산업계의 상생 노력이 탄력을 받으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지원기관과 기업·연구소간, 기업간 상생 협력 물결이 그 어느때보다 넓고 빠르게 번지고 있다.

 대-중소기업 협력은 입체적이지만 내실있게, 그러면서도 장기적 목표를 갖고 이뤄져야 한다. 상생협력의 주역이자, 대상이 되는 기업은 대기업군을 포함 이들과 연계된 1∼3차 협력업체를 통털어 줄잡아 6만8500여개 사에 달한다. 대상이 많을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고, 각 업종별 특색까지 고려한다면 그야말로 지난한 노력이 들어가야 할 방대한 작업이다. 단 기간내 모든 성과를 내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다.

 위기의 막이 점점 엷어지고, 출구가 가까워 올 수록 이후의 기회를 잡기 위해 상생협력의 가치는 더 없이 커지고 있다. 상생 협력은 기업의 생존을 넘어 미래 지속가능성의 절대 조건이 되고 있다.

 정부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기획재정부,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보건복지가족부, 노동부, 국토해양부 장관과 국무총리실장, 공정거래위원장, 중기청장 등이 소속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위원회를 상생 관련 국정 최고기구로 가동중이다. 여기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대·중소협력재단 등 민간 부문도 참여하고 있다.

 대·중소기업상생협력위원회는 △부품경쟁력 강화 △연결경쟁력 강화 △생태계경쟁력 강화 등을 통한 양극화 해소와 동반성장이라는 산업적 비전을 갖고 움직인다.

 상생협력을 통해 중소기업의 기술,인력,자금, 판로 등을 개선·혁신함으로써 중소기업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대기업에 공급되는 부품및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또 대-중소기업간 공정거래 및 성과공유 등의 신뢰 구축을 통해 기업간 네트워크 강화와 연결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 추진된다. 나아가 궁극적으로 상생을 위한 법·제도적 인프라를 구축하고,지식커뮤니티를 활성화함으로써 우리 산업 생태계를 더욱 풍성하고 활기차게 진화시킨다는 목표를 안고 있다.

 최근엔 대기업, 정부, 은행 등 다자간 중소기업 자금 지원 사업인 ‘상생보증프로그램’에 대기업 참여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연초 현대자동차, 포스코, 하이닉스반도체 등이 1차로 출발한 뒤 다른 대기업군의 참여가 확대되고 있다. 상생보증프로그램이 대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 1개 기업이 100억원의 자금만 출자하더라도 관련 협력 중소기업에는 무려 최대 33배인 3300억원의 자금이 보증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기술·금융 협력에 이어 수출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도 해외시장에 있어서의 대기업 노하우와 브랜드 파워가 중소 협력사의 수출 확대로 이어지도록 올해 12억5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삼성, LG, 한국전력, KT, SK텔레콤 등 대기업과 전국경제인연합회, KOTRA가 공동 참여하는 ‘대-중소기업 수출지원 상생프로그램’이 본격 가동에 들어간 것이다.

 9개 업종, 14개 사업으로 우선 배를 띄운 뒤 KT, SK텔레콤 등 대기업들이 연말까지 러시아·미국 등 주력시장과의 기술교류 사업을 통해 관련 중소기업의 수출 지원에 나선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달중 태국 동남아시장에 중소기업과 함께 시장개척단을 파견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세계시장 진출 경험을 활용해 함께 수출을 늘리게 되면 중소기업들이 침체된 내수로 인한 수요부진을 타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시스템반도체 키우기 적들끼리 상생협력

 시스템반도체를 국가적으로 키우기 위해 어제의 적들이 동지로 뛰고 있다.

 서로 기술을 감추고, 경쟁하기 바빴던 삼성과 LG가 통 큰 협력에 나섰다.

 전세계 디지털TV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디지털TV 수신칩 개발에 공조하고 글로벌 휴대폰 메이커로 도약한 삼성, LG는 이동통신 대표기업인 SK텔레콤과 중소 반도체 설계업체(팹리스)와 손잡고 지금까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온 스마트폰 용 핵심칩을 공동키로 했다.

 이같은 시스템반도체 상생협력은 ‘수요자’인 대형 기업과 ‘공급자’인 중소 팹리스 기업이 제품 개발을 위해 힘을 합친 것으로 지난 10여 년의 우리나라 팹리스 산업 역사를 되짚어도 처음으로 기록될 산업적 이정표다.

 대형시스템 및 부품 기업과 팹리스 기업은 이를 계기로 1년 동안 약 500억 원 규모의 민·관 자금을 투입, 스마트폰용 전원제어관리칩·디지털 TV수신칩·차세대 감시용카메라 개방 플랫폼 향 풀 HD칩·홈엔터테인먼트 디스플레이용칩 등 7종의 시스템반도체를 개발, 공급할 계획이다.

 게다가 시스템반도체 개발 및 제품화는 시스템 기업과의 협력이 중요하고 특히 단 기간내 상용화는 시스템기업의 협력 없이는 불가능한 만큼 양 측은 제품 개발에서 제품 구매에 이르기까지 긴밀한 협력 관계를 갖기로 했다.

 즉 시스템반도체 기업은 팹리스 제품의 성능 평가와 구매 노력을 적극 펼치고 팹리스 기업은 시스템 기업 및 부품 기업이 요구하는 규격과 성능을 만족하는 시스템반도체 개발할 계획이다. 스타 SoC 사업을 통해 수요기업인 대형 기업과 공급 기업인 팹리스가 공동 마케팅을 통해 2011년 매출 3110억 원, 수출 1000억 원, 설비투자 2616억 원 등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5년엔 수입대체 1조 8000억 원에 수출 1조 2000억 원를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인터뷰>안병화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사무총장

 “대·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동반 성장을 이루기 위해 상생협력의 필요성을 기업들에 널리 인식시키고, 우수 협력사례를 전파하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상생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그것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단은 △협력사업 알선·지원 △상생협력 인프라 구축 △신뢰 관계 조성 등 3대 분야를 축으로 협력 진흥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협력사업 알선·지원부문에선 대기업 전문인력의 중소기업 경영자문, 100대 수급기업 육성 지원,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 지원, 중소기업간 협업 지원, 대-중소기업 해외동반진출 지원 사업 등이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다.

 “상생협력 인프라 구축 부문에선 상생협력주간 개최, 대·중소기업간 구매상담회 개최, 수탁기업협의회 운영, 업종별 상생협력위원회 운영, 상생협력 실태 및 협력지수 조사 등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협력 확산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신뢰관계 조성 부문에선 상생협력문화 조성 및 전파, 아름다운 동행상 포상, 기술자료유출 방지를 위한 기술자료임치제도, 수·위탁거래 분쟁 조정, 민간상생협력위원회 운영 사업 등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 지원 사업’은 대기업의 구매를 조건으로 중소기업이 개발한 신기술이나 국산화 제품에 대해 정부가 개발비의 55%, 최대 3억원까지 지원해준다. 이미 이 사업에 70여개의 구매기업이 참여해 530억원 이상의 구매계약 실적을 낳기도 했다.

 올해는 모기업과 함께 협력사의 원가절감을 위해 전문인력이 파견돼 컨설팅을 수행하는 100대 수급기업 육성 지원 사업이 역점 추진되고 있다.

 수탁기업협의회는 지난해말 45개 대기업의 55개 협의회가 결성돼 있으며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재단은 협의회 회장단·실무진간 간담회를 통해 애로 및 협력수요를 파악하고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모기업과 협력사간 협력 증진을 도모하는 매개자 역할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