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반도체기업으로 도약,핵심 도우미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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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동부하이텍은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에서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동부하이텍의 비즈니스 변화를 지원하기 위해 IT도 숨가쁘게 변화하고 있다.

 파운드리 중심 비즈니스에서는 고객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 만큼 IT자원은 고객을 위한 서비스에 집중돼 있었다. 하지만 종합반도체기업으로서 거듭나려는 동부하이텍의 IT전략과 자원은 현재 자체 제품 개발과 프로젝트 관리, 그리고 수요예측과 후공정 관리 프로세스를 지원하는데 전면 배치돼 있다.

 동부하이텍 IT기획팀은 비즈니스 전략을 뒷받침할 IT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고객용 포털 YourFab 개선 △수요예측 프로세스 개선 △의사결정을 위한 시장 정보 공유 △경영계획 수립 프로세스 자동화 △개발 워크플로 프로세스 개선 △프로젝트 관리시스템 개선 △품질관리시스템 구축 등 7대 항목을 올해 중점 추진 과제로 삼았다. 아날로그 반도체 등 자체 제품 개발을 위해 해외 설계 인력이 동원되면서 글로벌 협업을 위한 시스템 구축도 중요해졌다.

 김갑용 동부하이텍 IT기획팀 상무는 “반도체 산업의 IT 전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속도와 글로벌 협업 지원”이라며 “M&A가 활발하고 시장 변화가 거센 반도체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신체 신경망과 유사한 어댑티브(Adaptive) IT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변 환경 변화에 신체의 감각신경, 중추신경, 운동신경이 유기적으로 순간 연쇄 반응하듯 시스템도 비즈니스 환경을 빠르게 판단해 조건 반사와 같이 연동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감용 상무가 IT 인력들을 현업의 회의에 참여시키고 김 상무 스스로도 주요 경영 이슈가 논의되는 현업 회의에 참여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비즈니스 변화를 현업과 함께 느끼며 IT에서 신속히 반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프레임워크 기반 IT 업무 체계 정립=김갑용 상무는 “기업의 IT 부문이 상품을 만들어 매출을 올릴 수는 없지만 스스로 전략적 자산이 되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엔진이 되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비즈니스와 IT의 연계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IT 거버넌스를 위한 글로벌 프레임워크를 도입해 IT 부문의 업무 효율성을 최대로 끌어올리고 있다.

 IT는 종종 전사 혁신을 이끄는 엔진으로 비유되지만 엔진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IT 부문의 전략이 먼저 제대로 수립돼 있어야 한다. 김 상무가 "중이 제 머리 못 깎아서야 되겠냐"며 COBIT 등 글로벌 거버넌스 프레임워크를 적용해 IT 거버넌스 수준을 상향시킨 것이 좋은 예다.

 동부하이텍은 6시그마 방법론을 적용한 COBIT의 우수 사례로 평가받고 있으며 국내 기업 최초로 국제 정보시스템감사통제협회(ISACA) 사례 연구로 등록되기도 했다. 동부하이텍은 주 단위 자체 스터디를 통해 COBIT 기반 거버넌스 구조를 정착시켜왔다.

 김 상무는 “최적의 프로세스가 녹아 있는 글로벌 프레임워크를 도입해 적용하면 신입사원도 20년 경력의 숙련된 직원처럼 업무 역량이 향상될 수 있다”며 “동부하이텍은 후발주자인 탓에 외부 영입 인력이 많은 편이어서 표준 프로세스 체계를 갖추는 것이 시급한 당면 과제”라고 말한다.

 최근 추진한 개발부문 비즈니스프로세스관리(BPM) 프로젝트에도 SCOR(Supply Chain Operation Reference)라는 글로벌 표준 레퍼런스 모델을 적용시켰다. 세계적 아날로그 반도체 회사인 텍사스인스트루먼츠의 펠로였던 루 후터 동부하이텍 부사장도 동부하이텍의 개발용 BPM 수준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김 상무가 지닌 탄탄한 이론적 배경 위에 창의성도 얹혔다. 2007년부터 직접 ‘B6G’ 방법론을 창안하고 이를 적용한 IT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B6G란 경영 사이클인 Plan-Do-See에 성과관리(BSC)-6시그마-GWP(Good Work Place)를 각각 접목한 것이다. 성과관리를 통해 전략을 세우고 6시그마 방법론을 접목해 업무를 하되, 신뢰할 수 있고 즐거운 직장 생활을 영위하자는 의미다.

 또 6시그마에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을 접목한 CDOV(Concept, Develop, Optimize, Verify) 기법을 손수 창안해 IT 개발 업무가 개념정립, 개발, 최적화, 수정 과정을 거치도록 체계화시키기도 했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시간중심활동기준원가관리(TDABC) 도입에도 나서 올 하반기내 시스템 구축에 돌입할 계획이다.

 ◇개방적 사고로 신기술 적극 도입=김 상무가 2005년도에 동부하이텍에 합류한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은 기구축된 ERP에 대한 안정화를 도모한 것이다. 그 이듬해에는 ERP로부터 도출된 경영 자료 데이터들을 경영진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전략적경영관리(SEM)시스템을 구축했다. 경영진들은 경영 현황 파악이나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필요한 데이터를 SEM 안에서 손쉽게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했다.

 김 상무는 “경영진들이 회의 석상에서 데이터를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해 ERP 시스템 활용의 극대화를 도모했다”며 “SEM 안에 성과관리(BSC), 대시보드를 구축해 경영진들이 직접 Plan-Do-See 프로세스를 체크할 수 있도록 가시화했다”고 말했다.

 같은 해 ISO27001 등 국제적 보안인증시스템도 구축해 파운드리 업체로서 고객 IP 보호를 위한 보안을 강화시켰다. 모든 공장에 대해 생산관리시스템(MES) 재구축을 추진해 공장 간 통합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도 했다.

동부하이텍은 어댑티브 IT 역량을 위한 각종 신기술 도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생산 공장에 전자태그(RFID) 파일럿 시스템을 도입해 반도체 제조시 원부자재 관리 효율 증진을 도모하기도 했다. 현재는 RFID의 기술적 한계와 가격 대비 효율성을 고려해 USN 등 다양한 기술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산학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팩토리’ 파일럿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최초 가상 팹도 운영하고 있으며, 곧 디지털 팩토리 구축에 본격 돌입할 계획이다.

 

 <김갑용 동부하이텍 IT기획팀 상무는>

 서강대학교 경영정보학과, 서강대학교 MBA를 졸업하고 1981년 삼성반도체에 입사한 후 생산관리시스템(MES) 구축 프로젝트에 투입되면서 IT 시스템과 인연을 맺었다. 1995년 프로세스 혁신을 위한 마스터 플랜을 수립하고 1999년도에 반도체 업계 최초로 공급망관리(SCM) 구축을 실현했다. 2002년부터 삼성반도체 정보전략그룹장을 역임했으며, 2005년부터 동부하이텍의 최고정보책임자(CIO)로 재임 중이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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