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의 메카 `G밸리`] 한반도평화硏 취업지원센터, 탈북민 CAD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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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로구 가리봉동에 위치한 한 5층 규모 건물에서는 매일 10명 안팎의 사람들이 모여 전자회로기판설계(CAD) 기술을 배운다.

 일반 학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초 수준의 강의지만 학생들의 연령대가 다양하고 학습 분위기도 남다르다. 이곳에서 강의를 듣는 사람들은 탈북민이다.

 한반도평화연구원 탈북민취업지원센터는 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탈북민 CAD 취업교육’ 제 1기를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진행하던 일반 취업교육과 별도로 CAD 교육을 새로 시작했다. 현재 10명의 탈북민들이 지원대상으로 선정돼 교육을 받는다. 정부 지원 규모는 연 4500만원 수준이며 여러 기업체와 종교단체 등에서 일부 후원도 이뤄지고 있다.

 교육생 수를 제한하는 것은 개개인의 적응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사들도 진도를 나가는 것보다는 실제 학생들이 숙달했는지, 실제 배운 걸 활용할 수 있는지를 살피는 데 더 치중한다.

 수많은 취업과정이 있는데 IT 분야에 집중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이에 대해 탈북민취업지원센터 센터장은 “탈북민이 1만6000명을 넘어섰고 그 중 70% 이상이 여성이지만, 아쉽게도 대부분 탈북여성들은 식당과 미용 등의 일자리 외에는 기회를 얻지 못했다”며 “CAD 분야는 기업체 수요도 있는 편이고, 탈북민들도 컴퓨터 환경에는 어느 정도 익숙하기 때문에 오래 정착해 일할 수 있는 직업으로는 IT 분야만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센터에서는 탈북민 CAD 교육 시작 이전에 인쇄회로기판(PCB) 업체를 초청해 인력지원설명회를 개최했다. 다산네트웍스와 LM디지털·필링크·BK전자·PDC 등 5곳에서 교육에 필요한 조언을 했고 채용에 대한 긍정적 의견도 내놨다.

 탈북한 지 1년이 조금 넘었다는 교육생 A씨(21세·남)는 “교육 과정에 영어를 많이 사용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어 별도 기초영어 강좌도 듣고 있다”며 “좋은 일터를 구해 보다 안정적 생활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평화연구원은 2년여의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 2007년 10월부터 탈북민 취업지원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IT특화교육은 지난달부터 시작했지만 자아탐색과 문화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취업지원 프로그램은 이미 2년 가까이 진행된 셈이다. 연구원에 따르면 지금까지 총 4기수에 걸쳐 49명의 교육수료자가 나왔다. 수료자 가운데 35명 정도가 직장에 잘 다니고 있고 나머지 인력도 대학진학과 추가 직업훈련을 받고 있는 등 비교적 성공적 정착이 이뤄지고 있다.

 유승란 탈북민취업지원센터 국장은 “더 많은 기업체의 관심이 필요하다”며 “일회성 후원보다는 탈북민을 고용해주고,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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