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는 그 폭과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갈수록 증가하는 시기를 살고 있다. 세계경제의 충격이 지속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미국이 이끌어 왔던 세계 질서의 축이 흔들리면서 여기저기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지구온난화 문제, 로봇기술과 생명공학기술이 불러올 윤리적 문제, 가상현실기술로 인한 다양한 인격과 새로운 의식의 출현, 산업영역 파괴, 글로벌 빈곤문제, 국제적 테러의 증가, 물과 식량자원의 부족 등의 수많은 미래 문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다가오는 미래는 잠시 접어두고라도, 우리는 지금 깜깜한 경제위기의 터널을 지나면서 매일 묻는다. “이 어두운 터널은 언제 끝날 것인가?” 답은 간단하다. 이번의 금융위기는 20세기 초반의 대공황 때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이다. 그 이유는 우리가 급격한 기술발달과 세계화로 시간과 공간이 빠르게 압축되는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다. 이번 위기를 빠르게 탈출하는 것만큼 또 다른 경제위기가 다시 찾아오는 시간도 빨라질 것이다. 나는 향후 20년 이내에 최소 5번의 전 세계적인 경제혼란이 올 것이라고 예측한다.
첫째, 신용(빚) 창조를 통한 경제성장 시스템 자체가 갖고 있는 태생적 결함으로 인해 1∼2번의 금융위기가 다시 찾아올 것이다. 현재 세계경제 시스템은 ‘신용(빚) 중독’에 빠져 있다. 17세기 영국에서부터 시작된 신용(빚) 창조에 의한 경제성장 시스템은 처음에는 100년에 한 번씩 말썽을 부렸다. 그러다가 20세기에 들어서서 1920년대, 1970년대, 1990년대, 2008년에 한 번씩 발생하면서 속도도 빨라지고, 강도와 충격의 범위도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지금의 속도를 유지하더라도 20년 후가 될 것이다. 그러나 시공간의 압축현상으로 더욱더 빨라지는 상태기 때문에 다음 금융위기는 10년 만에 찾아올 수도 있다.
둘째, 기술혁신으로 인한 경제혼란이 4∼5차례 올 것이다. 역사적으로, 세상을 바꿀 만한 기술의 발명으로 신산업이 등장할 때는 투기적 거품이 동시에 발생했다. 1840년대 사무엘 모스의 전신기 발명과 거품, 1880년대의 철도기술과 거품, 1920년대 금융투자 버블, 1990년대는 IT버블의 시대였다. 찬란했던 닷컴 버블이 꺼지자 2년 반 동안 S&P는 40% 이상 폭락했고 미국 경제는 침체됐다. 문제는 향후 20년 동안 이를 능가하는 기술혁신과 버블(거품) 현상이 최소 4∼5번은 올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곧바로 나타날 에너지 혁신을 시작으로 로봇분야 혁신, 제2의 IT혁신인 가상현실과 유비쿼터스 기술혁신, BT 혁신, 양자역학기술과 NT 혁신들은 거의 모두 경제혼란의 부작용을 수반할 것이다.
이 과정 속에서 세계경제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은 현상을 보일 것이다. 그리고 사회, 문화, 환경, 제도 등 2차, 3차 영역에서 새롭게 파생되는 변화들로 ‘경련적 사회’가 초래될 것이다. 나는 이런 시기를 ‘월드스패즘(World-spasm:세계적 경련현상)’의 시대라고 명명하고 이런 시기는 향후 10∼20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윤식 미래학자·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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