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가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확산에 따라 각종 국제 행사를 줄줄이 연기, 또는 취소하면서 극심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외국 관람객의 숙박과 비행기 예약 취소로 지역 경제가 흔들리고 있으며, IT업계는 수출과 마케팅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직격탄을 맞은 지자체는 광주시다. 다음 달 9일부터 11월 5일까지 열릴 2009 광주세계광엑스포를 내년 3월 이후로 연기했으며, 10월 13일부터 15일까지 열기로 한 2009 국제광산업전시회는 아예 취소했다.
이달 18일 개막할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국제적인 신인도를 감안해 일단 개최하되 많은 사람이 모이는 개막식을 취소하고 전시행사만 치르기로 했다.
국제 행사를 강행하려는 지자체들도 자칫 ‘사고’가 터지지 않을지 조바심을 냈다.
경북도는 11월 6일부터 8일까지 포항실내체육관에서 2009 세계로봇올림피아드대회를 개최 쪽으로 기울어진 상태지만 피해 발생이 생길 때를 우려해 포스텍 실내체육관과 포항실내체육관 두 군데로 나눴던 행사장을 한 곳으로 합쳤다. 보건소와 인근 병원을 총동원해 만일의 사태를 막는다는 방침이다.
대전시는 오는 10월 ‘제60회 국제우주대회(IAC)’를 예정대로 개최할 방침이나 행사장에 의무실을 설치, 현장에서 신종 플루 환자로 의심되거나 확진된 환자를 즉시 격리 조치하고 치료를 받도록 할 계획을 세워놨다.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은 오는 9일과 10일 이틀 동안 개최할 ‘대구국제임베디드 콘퍼런스’와 다음 달 30일부터 사흘간 열 ‘대구e펀 2009’를 그대로 갈 예정이나 대구시의 공식적인 요청이 오면 행사 취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지자체는 특히 정부가 신종플로 경보 수준을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잔뜩 긴장했다.
국제 행사를 통해 해외 수출길을 열려던 지역 업계들도 비상이 걸렸다.
광주 광통신 부품개발업체 관계자는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북미 국가와 어렵게 수출 계약을 추진해왔으나 행사 취소로 해외 마케팅이 막히지 않을지 걱정스럽다”면서 “11월 중국에서 열리는 광통신전시회 등 하반기 해외 전시회 참가 일정도 확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일까지 열린 부산IT엑스포 측은 아무런 파장 없이 무난하게 행사가 끝나자 안도의 숨을 몰아쉬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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