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9월 의사결정

이명박 대통령에게 2009년 9월은 아주 중요한 달로 기억될 것 같다. 이 대통령이 이달에 결정하게 될 의사결정 하나하나가 모두 임기 내내 뿐만 아니라 퇴임 후 평가에도 중요한 잣대로 작용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정치 일정상으로 만 봐도 그렇다. 이달에는 ‘미디어법’ 때문에 파행을 거듭한 식물국회를 어떻게든 정상화시켜 제대로 된 국정감사와 내년도 정부예산안을 심의 받은 후 산적한 민생법안까지 통과될 수 있도록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또 고 김대중 대통령 서거로 인해 미뤄뒀던 집권 2년차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청와대 비서진뿐만 아니라 국무총리 등 장차관 교체에도 신중함을 보여야 한다. ‘고소영’이나 ‘강부자’는 아니다. 이 또한 9월 정기국회에서 혹독한 인사 청문회를 받아야 한다.

인사 청문회 결과 자체가 오는 10월 치러질 재보선 결과를 점칠 가늠자이다. 특히 이달 중순까지는 10월 재보선에 나갈 후보자도 모두 확정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10월 재보선 결과가 내년에 치러질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이달의 이 대통령의 의사결정은 더욱 중요해 보인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훌륭한 정치적 리더십을 기대만 하기에는 역부족인 감도 없지 않다. 우선 9월 정기국회를 여는 열쇠가 문제이다. ‘미디어법’ 처리 과정에 대한 한나라당의 양보가 선행돼야 장외투쟁에 나서고 있는 민주당뿐만 아니라 여타 야당의 국회의원들을 국회로 끌어 들일 수 있을 것이다. 민주당 입장에선 한나라당의 양보가 없다면 파행 정국을 그대로 이끌고 10월 재보선에서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으로까지 확대해석할 공산이 크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야권 내의 주도권 경쟁 등 불협화음도 심화되겠지만 이런 상황을 자의적으로 확대해석해 ‘미디어법’ 처리 과정처럼 더욱 파행 정국으로 이끈다면 이명박 정부 임기 내내 뿐만 아니라 퇴임 후 평가에도 치욕으로 기록될 것이다.

하늘이 맑고 먹을 것이 풍성한 가을철, 가을의 문턱을 넘는 9월이다. 이명박 정부가 9월 정기국회를 순조롭게 개회하고 불협화음 적은 개각을 단행한 후 10월 재보선을 승리로 이끌 것인지의 여부는 전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9월 의사결정에 달렸다.

< 재난포커스 www.di-focus.com - 윤성규 편집장@di-focu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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