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열병합발전 `애물단지` 되나

 고효율 난방기기로 각광을 받았던 소형열병합발전 설비가 주연료인 도시가스 가격 인상 탓에 확산 열기가 식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정부가 가스요금을 평균 7.9% 인상하면서 소형열병합발전 설비 도입으로 인한 에너지요금 절감액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지적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도시가스 요금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소형열병합발전 설비를 도입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 소형열병합발전이란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전기를 생산해 각 가정이나 상업시설에 공급하고, 남는 열은 실내온도를 높이는데 사용하는 설비다. 폐열을 회수해 사용한다는 점에서 고효율 기기로 각광을 받았다. 특히 주거지역에서는 전기를 직접 만들어 사용할 경우 KEPCO가 적용하는 누진제를 피해갈 수 있다. LNG를 종전보다 많이 사용하게 되는 대신 전기요금을 훨씬 덜 내서 이득을 보는 방식이다.

 그러나 최근 ??년 새 열병합발전에 적용되는 LNG요금이 평균 ??% 오르면서 보급 실적도 보급 초반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됐다. 지난 2003년까지 전국에 63만대 설치된 소형열병합발전기는 2004년과 2005년, 누적대수 101대 162대를 기록하면서 매년 60%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 2006년 한해동안 25대만 보급되면서 증가율은 15.4%에 그쳤다. 설치용량 증가율도 2003년 10만7102㎾에서 2004년과 2005년 각각 13.8%, 14.8% 씩 두자릿수 넘게 상승하다가 2006년 들어서는 6% 증가에 그쳤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가스요금 인상과 함께 지역난방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갈수록 소형열병합발전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형열병합발전이 애초에 소규모 상업지구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설비를 도입하면 전기요금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전기를 많이 사용할수록 절감효과가 높다. 소형상가의 경우 원래 누진제 적용을 받지 않는데다 전기사용량도 많지 않아 소형열병합발전 설비 경제성이 낮다. 초기 투자비용을 회수하는데 더 오래 걸린다.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의 경우에도 4인 이상 가구 정도는 돼야 에너지 요금 절감효과를 높일 수 있다”며 “중형 이상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보급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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